동양인은 서양인 대비 우유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적다.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는 문화적, 유전적 영향을 받아서이다. 문화라면 농경이냐 유목이냐를 따지는 것이고 유전적으로는 그런 환경에서 유당을 분해하는 DNA 변이체가 있냐 없냐에 대한 문제이다.
이 지도에서 보면 한 가지 특이한 것이 있다. 유목생활이 삶의 대부문인 사람들이 사는 곳인 시베리아 초원 벨트 지대의 분포율이 60프로 정도이고, 오히려 영국 및 스칸디나비아 반도 사람들이 거의 90프로 확률로 유당분해 요소 지속증을 나타낸다. 이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유목생활이 주였어도 주식에 따라서 그 분포도가 달라짐을 알 수 있다. 영국이나 스칸디나 반도는 곡물에 대한 수요보다 유제품이 먼저였고 성이인되어서도 유당분해요소가 없어지지 않은 것이다.
특이한 것은 지나 반도의 남부(현재 중국 남부, 베트남, 라오스, 말레이시아 일부, 태국, 싱카포르)는 흑색으로 유당분해 지속증이 '0'이다. 주식이 곡물로 이뤄져서 발생한 일이다. 이 분포도로 종족의 이동 및 구별을 할 수도 있다. 또한 오래전 문명 교류 벨트도 알아낼 수 있다. 빙하기가 끝나 이뤄진 초원지대 벨트에 60프로 구분선이 나타난다. 만주에서 바이칼 호수 근처를 거쳐 흑해, 카스피해까지 퍼져 있다.
여기서 불쑥 한자의 발생지역을 꺼내는 것이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이야기할 '乳'를 설명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 한자의 뿌리인 갑골문자가 발생한 지역(허난성 안양현)은 유당분해효소 지속증이 40프로 대역에 해당된다. 이 분포도로 말할 수 있는 것은 농경과 유목이 혼합된 지역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은 그 보다 더 높은 비율이 나타나는데 역시 농경과 유목이 혼합된 지역이었다.
세계 최초의 재배 볍씨(1만 5천 년 전)인 청주 소로리 볍씨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과학적 증거로도 확인되기에 한반도가 최초 농경지역이었다. 그 뒤로 유당분해요소 지속증이 '0'인 지나 반도 남부가 시기적으로 그다음을 잇는다.
축약해서 말하면 한자의 발생지역은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와 같은 농경과 유목 문화권이었다는 점이다. 언어적으로 이제 들어갈 텐데 계속 개인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이 문화권에 1만 년부터 사용되었던 공용어가 현재의 한국어와 그 뿌리를 같이 한다는 사실이다.
'乳'의 갑골문자 그림은 다음과 같다. 어머니가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것을 표현했다. 피카소도 갑골문자를 연구한 이력이 있듯이 누구라도 이런 상형문자를 보면 그 아름다움에 감춰진 뜻에 감탄을 할 것이다.
이 글자의 3천6백 년 전 소리는 중국, 미국, 프랑스 학자들에 의해서 연구되어 있고 아래와 같다.
한국어로 음역하면 '노어(아), 누어(아), 너어(아), 나아(어)' 등의 소리와 같다. 언어의 기원에 대해 잠시 이야기하자면, 인류가 농경 및 유목을 하기 전 수렵채집 생활을 할 때부터 아이가 태어나 젖을 물리는 행위는 이뤄졌다. 그런 차원에서 수유는 유목과 농경문화 훨씬 이전부터 행해진 인류 생존의 모습이다.
그럼 신체에서 나오는 대사물을 배출하는 행위는 하나의 소리로 불렸여야 한다. 각 신체기관에서 나오는 대사물을 언어로 구분 지어 말한 것은 시기가 지나서이고, 초기에는 몸에서 배출시키는 행동은 하나의 소리로 표현해야 맞다. 예를 들어 영어에서 오줌을 누다는 'Urinate' 똥을 누다는 'defecate'로 동사가 다르다.
중국어는 각각 다른 동사를 사용한다. 오히려 한국어가 몸에서 배출되는 동사로 '누다'로 통일되어 사용된다. 물론 '젖을 물리다'로 다르게 사용하지만, 아이가 태어나 젖을 입에 넣어 주는 행위가 더 먼저이다. 아이가 태어나 입에 넣어 줄 수 있는 것은 그 당시 '젖'밖에 없었다. 넣어 줄 수 있는 방법이 '물리는' 것이라 고대에는 같았다.
즉, '낳다, 넣다, 누다' 등이 '아이를 낳다, 아이에게 젖을 넣다, 아이가 오줌/똥을 누다'로 시간적으로 이어지는 형태로 표현된다. 더군다나 거의 동계 소리로 표현되는 점이 한국어가 아주 원시적인 형태의 언어요소등을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한자 乳도 처음 나와 소리가 붙여질 때 위에서 설명한 대로 3천6백 년 전 훨씬 이전부터 쓰이던 소리가 붙여진 것이다. 젖을 물리는 행위가 '젖을 넣는 행위'이기에 '너어'가 붙었을 수도 있다. 이 글자는 명사의 성격보다는 동사의 성격이 더 강한 것이었고 그 이유는 아이를 낳아 기르는 집단 생존의 소리였기 때문이다.
이런 고대의 소리를 밝히는 작업을 중국, 미국, 프랑스, 스웨덴 학자들은 거의 백 년 이상 하고 있지만 우리 학자들은 왜 연구하지 않는지 안타까운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