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프 헨릭이 지은 [호모사피엔스]를 보면 인류가 거친 자연에서 생존하고 진화를 성공적으로 이룬 가장 큰 이유는 '집단적 두뇌'라고 한다. 공동체 생활과 규율이 정해지면서 성공적으로 살아남았다는 이야기와 같다.
거친 야생에서 포식자들을 피해 집단을 이루고 집단을 방어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간들이 고 인류에게는 버거웠을 것이지만, 그들은 집단적 두뇌를 통해 그들의 공간을 외부로부터 차단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든다.
그 도구가 '울타리' 또는 '담'이다. 이 보호도구를 인지하고 사용함으로서 그들은 집단 구성원을 최소나마 보호하게 된다. 다시 말해 안정적인 거주지가 생긴 상태가 된다. 여기서 개념이 확장되면서 구성원들이 거주하는 '집'의 의미가 발생한다.
이를 문자로 고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책이 독일인 라인하르트가 지은 [인도유럽인, 세상을 바꾼 쿠르간 유목민]이라는 책이다. 인류가 집단 거주를 한 지 한 참을 지난 시점에 대한 이야기지만 문자로 거주에 대한 개념이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 책에서는 고대 인도유럽인의 사회조직을 반영하는 단어로 고대 이란어(기원전 1400 ~ 1200년 사이) '데메나demena'를 예로 들었다. 원래의 뜻은 '가족'이지만 '집'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다른 인도유럽어의 방계 언어인 라틴어 'domus'에 상응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왜 상응하냐고 묻는 다면, demena의 'dem'과 'domus'의 'dom'이 상응돼서 이기도 하다.
고대 이란어와 라틴어는 하나의 뿌리를 공유한다. 그 언어는 '인도유럽어'(6천 ~ 8천 년 전 생성)이다. 인도유럽어로 'dom'이 '집'을 뜻하는데, 여기에서 비롯된 현대 영어 단어만 수 십 개가 된다. 몇 개만 예를 들면 'domain, domestic, dome' 등이다. 'domain'은 영역, domestic은 국내의, dome은 반구형으로 둘러 싸인 것 등을 의미한다. '거주 와 영역'의 개념이 아직 살아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산스크리스트어 'damah'가 집을 뜻하고, 그리스어 'domos'도 집을 뜻한다. 전부 'dam, dom'이 들어가 있다.
고 인류에게 거주지, 집의 개념보다 생존의 입장에서 방어벽 즉 '담(dam)'의 개념이 먼저였다. 이로 인해 언어학적 뿌리를 찾은 것이다. 우리말에도 '담'이 의미하는 바는 '집이나 일정한 공간을 둘러싼 것'이다. 우리말의 '담dam'과 인도유럽어 'dom'이 맥락을 같이한다.
집이라는 개념이전의 '담'을 우리도 쓰고 있고 인도유럽어에서 나온 '영어'에서도 아직 그 개념이 살아 있다. 개인적인 생각은 우리말 '담'이 더 먼저일 수밖에 없는 것이 '산스크리스트어, 그리스어, 라틴어, 고대 이란어' 등은 인도유럽어에서 분기한 언어들이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우리말과 같은 인도유럽어가 분기한 것이다.
인도유럽어는 학자들이 산스크리스트어, 그리스어, 라틴어등을 바탕으로 공통된 단어를 뽑아 역으로 추적하여 6천~8천 년 전에 흑해 연안 초원지역에서 발생한 언어라 추정한 결과물이다. 하지만 그와 같은 뿌리어인 우리말은 아직 건재하고 여전히 그말을 쓰고 있다.
이런 이유로 뿌리어로서 한국어가 자격이 있는 것이다. 인류가 집단 방어를 시작한 시점이 문화의 시발점이다. 서두에서 언급한 [호모사피엔스]라는 책에서도 인류는 문화적,유전적 공진에 의해서 발전해왔다고 한다. 그 시점은 집단의 시발점과 같다. 그 시기에 썼던 언어로 추정될 수 있는 언어는 한국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