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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의 투쟁

by 뿌리를찾아서 2024.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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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투쟁의 역사다. 두 발로 걷기 시작하고 수렵채집을 거쳐 농경문화로 접어들면서 투쟁의 강도는 거세졌다. 집단을 이루고 살아야 하는 숙명적 환경에서 집단은 때로 생존의 방어막이 되었지만, 집단이 커지고 복잡해질수록 그 방어막은 투쟁의 진원지로 전락했다. 

투쟁의 서막이 시작되었을 때 '나'란 존재를 명확히 해야 아군과 적군을 구분할 수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건 '언어'였다. 특히 집단을 규합해서 하나의 권력 덩어리로 만들 때 필요한 건 "나를 따르라"라는 외침이었다. 그러면 '나'라는 언어가 태동한 시기는 언제였을까? 분명 신석기시대이전에도 '나'라는 표현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손가락으로 나의 몸을 지칭하면서 존재를 알리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자가 생겨나면서 보다 명확히 '나'를 표현해야 했다. 여기서 고대인들의 고민이 시작된다. 도대체 무슨 수로 추상적 개념인 '나'를 표현할 것인가! 결국 추상적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적 개념을 이용했다. 쉽게 이야기 하면 추상적 개념의 '나'라는 소리는 쓰이고 있었는데 글자로 옮기기가 어려워 고민을 하다가 그와 비슷한 소리를 가지고 있는 실체가 있는 대상을 고른 것이다. 

이런 상황을 정확히 말해 주는 문자가 '갑골문자'이다. 갑골문자에서 아(我)는 원래 세 개의 '날'(blade)이 있는 근접 전투무기(polearm)을 그린 것이었다. 이 시점에서 '아'와 '날'이 전혀 다른 소리인데 왜 같은 소리로 간주해 '나'가 되었는지 알아햐 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부터 진실탐험이 시작된다.

我의 갑골문자

위에 그림은 갑골문자 원형이다. 이 그림을 보고 중국인 학자 'Guo Moruo' 및 또 다른 두 명의 중국인 학자들이 입을 모아 한 말이 "창, 날, 정 등을 뜻한다"고 하였다. 갑골문자가 만들어 질 때 위의 글자 소리는 '아'가 아니고 '나, 날'이었다. 이를 밝힌 사람들은 중국 사회과학원 학자인 '정창'과 미국, 프랑스 학자 벡스터, 사가르트였다. 

나의 설명

: 벡스터, 사가르트가 재구 한 소리로 '나' 소리다. 

 

: 정창이 재구 한 소리로 날(나라) 소리다.

한국 사람같으면 바로 추상적인 나 소리가 왜 '날'과 같은지 알 수 있다. 우리는 나, 내, 날 등으로 '나'를 표현한다. 이는 수 천 년을 이어온 표현이다. 중국 학자들은 위의 글자가 '날'이라고 밝혀 놓고 왜 '나'인지 밝히 지를 못한다. 더불어 미국이나 프랑스 학자들 아니 다른 외국학자들도 동남아 국가의 언어와 맞추려고 부단히 노력하지 '한국어'를 들쳐 보지도 않는다.

왜냐면 한자라른 글자는 중국인이 만들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3천6백 년 전 '나'를 뜻하는 소리가 분명 있었고 '칼날'의 '날'과 같은 소리여서 '날'을 표현한 그림을 '나'로 채용했다. 이런 사실에 기반한다면 한자는 현재 한국어를 쓰던 사람들이 만든 것이 분명하다.

소위 국수주의 기반이 아니라 다른 나라 학자들이 밝힌 사실을 바탕으로 한 결과다.  '나'라는 소리가 '아'가 되고 현재 중국어에서는 '워'가 되었다.  투쟁 속에서 피어 난 '나'란 존재가 '날'의 글자와 연관된 것은 '나'는 여전히 '날'을 들고 집단 속에서 투쟁을 이어가는 형이상학적 개념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물론 그 날이 흉기가 되어 타인을 괴롭히는 것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날이 선 느낌으로 나를 끊임없이 다듬고 다듬어 제대로 된 형상이 되라고 '선조'들이 '날'의 소리를 '나'에 입힌 것으로 생각을 넓힐 수 있다.

한자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지나인(중국인)들이 만들었을 수가 없다. 의사소통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소리인 '나'조차도 중국인들은 그 연원을 밝힐 수 없다. 페니키아인들이 만든 알파벳은 현재 '영어'의 문자로 통용된다. 그렇다고 영국인들이 페니키아 문자를 만들었다고 하지 않는다. 페니키아인들은 사라졌다. 하지만 갑골문자를 만든 한국인들은 아직 살아 있다. 거기다 옛 소리를 간직한 체. 알파벳은 수많은 갈래로 모양이 변했고 소리도 변했다. 한자도 모양이 변하고 소리도 변했다.

중요한 것은 왜 한국인들은 사라지지 않고 아직 건재하냐는 것이다. 사라졌어야 중국이 제대로 된 주인 행세를 할 수 있다. 갑골문자의 뿌리 소리를 아직 쓰고 있는 우리가 오히려 미스테리한 존재들 일지 모른다. 하나 첨언할 것은 계림유사를 보면 고려 시대 말소리들을 기록해 놓았는데 현재 우리가 쓰는 소리가 그대로 쓰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터넷이나 유튜브에 마치 현재 국어가 조선대에만 가도 완전 다르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계림유사를 한 번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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