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말을 시작한 때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이 지구상에 없다. 인류학 유전학 생물학 지리학 모든 학문을 총 동원해서 그나마 밝힌 것이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떠날 쯤이라고 한다. 대략 이십만 년 전이다. 유전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어 신빙성이 있다. 언어 유전자는 FOXP2라고 명명하는데, 물질적으로는 단백질이다.
사실 이 유전자는 인간에게만 있지 않다. 쥐에도 있고 침팬지에도 있다. 이렇게 따지면 쥐도 침팬지도 인간처럼 말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쥐도 침팬지도 인간처럼 말을 하지 못한다. 이유는 돌연변이에 있다. 쥐 나 침팬지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38년 전 시아노박테리아에서 출발했다. 무수히 많은 돌연변이 출현으로 우리는 갈라져 나왔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FOXP2 유전자의 분자구조는 쥐와 단 세 개가 다르다. 침팬지는 두 개가 다르다. 분자 구조의 차이로 우리는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인간과 침팬지와는 유전자가 98.4프로 동일하다. 차이라고 해 봐야 1.6%로다. 여기에 언어 유전자의 비밀이 있다. 말했듯이 돌연변이다.
이렇게 진화해온 인류는 개와 늑대가 분리되는 시점인 12만 년 전에 급속도로 언어적 진보를 이룬다. 아마 그때부터 인류는 개를 공동으로 기를 수 있는 언어 소통능력이 생겼을 수도 있다. 언어는 소리이며 느낌이다. 그 느낌을 서로 소리로 소통했을 때 언어가 된다. 처음 소리는 자연을 닮아야 했다. 예를 들어 천둥소리를 흉내 내면 비가 온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치로 모든 자연의 소리가 의사소통의 기본이 된다. 물 흐르는 소리를 흉내 내면 물이 있다는 정보를 알리는 것이고, 아이가 우는 소리를 흉내 내면 아이가 아프다는 신호가 된다.
시간은 진화의 밑거름이듯이 언어도 시간이 좌우를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의 소리는 더 복잡한 소리로 진화되었다. 이를 총체적으로 표현한 말이 언어가 된다. 하지만 우리가 이해하는 언어라는 단어가 과연 6천여 년 전에 있었을까? 언어라는 의미는 너무나 복합적이고 함축적이라 신석기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에게 '언어'이렇게 의사 표현을 했을 리 없다.
6천 년 전 언어로서 영어의 가장 오래된 뿌리라고 하는 인도유럽어를 보더라도 language(언어)의 어원이 '혀'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dnghua'가 그 당시 혀를 나타내는 소리라고 명시하고 있다. 즉 language는 dnghua라는 소리에서 출발한 단어이고, 언어학을 뜻하는 linguistics, 혀를 뜻하는 tongue도 다 같이 출발점이 같다고 설명한다. dnghua에서 d가 l로 변이 되었고, d가 t로 변이 되면서 현대영어가 자리 잡았음을 알려 준다.
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다. 6천 년 전에 '혀'라는 단어를 소통시키기 위해서 갑자기 'dnghua'가 하늘에서 떨어지듯이 출현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 분명 dnghua는 혀 이전에 다른 원초적인 소리를 묘사한 단어여야 말이 된다. 마치 자연의 소리를 흉내내어 의사소통의 기반을 만들었듯이 이 단어에도 그 바탕이 되는 뜻이 있어야 한다.
이 바탕이 되는 소리와 뜻이 한국어에 있다. 바로 '둥가둥가(dungha)'이다. 이 소리는 '아이를 안거나 쳐들고 어를 때 내는 소리다.' '둥둥'도 마찬가지 뜻이다. 인류는 진화하면서 출산 시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신체구조로 변했다. 여기서부터 인류는 사회적 동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조건에 놓이게 된다. 언어적으로도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다. 아이가 처음 세상으로 나왔을 때나 조금씩 성장하면서 소규모 집단의 여성들은 아이를 공동부양해야 하는 의무를 지니게 된다.
의사소통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한다. 여기서 태어난 소리가 '둥둥', '둥가둥가'라 여겨진다. 아이를 공중으로 쳐들면서 어르는 행위가 둥둥, 둥가둥가의 소리로 나왔다. 둥은 목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몸통 울림 소리다. 감성적인 소리다. 이런 연원이 조금이나마 한국어에 남아 있다면 한국어는 인도유럽어의 뿌리가 될 수 있는 언어가 된다.
인류학적으로 인류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점, 몸통 울림 소리라는 점, 결정적으로 수백 년 연구한 결과가 우리말 '둥가둥가'(dungha)가 인도유럽어 dnghua와 완벽하지는 않지만 같은 동계소리라는 점이 그것을 증명한다. 반대로 인도유럽어가 한국어의 뿌리가 될 수 없는 점은 그냥 단순히 '혀'라는 명사로 튀어나온 점만 강조해서이다.
12만 년 전 FOXP2 유전자가 진일보 하면서 아이의 출산과 성장을 지켜보면서 나온 소리가 '둥가둥가'이며 이 소리가 후대에 소리를 내는 기관인 '혀' 복잡한 소리로 구성된 '언어'로 진화한 것뿐이다.
한국어는 보면 볼수록 그 신비함에 소름이 끼친다. 도대체 이 언어는 왜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걸까? 그렇게 핍박을 받으면서도. 요즘에서야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가 세계 문화를 선도하고 있어 어느 정도 존재의 이유를 알 수 있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지 다 함께 생각해 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