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도 ‘춥다’를 뜻하는 단어는 있다. 영어의 뿌리가 한자보다 더 오래되었듯이 그 뿌리 또한 깊다. cold는 명사, 형용사의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데, ‘감기, 추운’을 뜻한다. 'catch cold 또는 come down with cold'은 "감기에 걸렸다"는 뜻이다.
감기가 추위에서 비롯된다는 아주 근본적인 표현이다. 사실 감기는 추위 때문에 걸리지 않고 건조하거나 밀폐된 공간에서 활동할 때 잘 걸린다. 다만 수 천 년 전 인류는 이런 감염경로보다는 자연에서 비롯되는 질병으로 보았을 뿐이다.
다시 고대로 돌아가 감기에 걸렸을 때 증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감기에 걸려 사람이 힘들어하는 원인은 기침 때문이다. 예를 들어 ‘콜록콜록’은 감기에 걸려 기침하는 소리이며, 카랑카랑(찬 날씨를 표현하는 단어)한 날씨에서 비롯된다.
더불어 몹시 추운 바람을 뜻하는 ‘칼바람’이란 표현도 존재한다. 약간 먼 느낌이지만 '골골하다' 뜻으로 시름시름 앓는 표현도 있다. 옛날부터 감기의 종류는 다양했어도 옛 사람들이 보기에 그 증상은 같았다. 몸이 시름시름 아파지는 것이 매한가지였기 때문이다. 감기는 또한 옛말로 고뿔(곳블)이었다.
그러면 영어의 뿌리어인 인도유럽어에서는 cold는 무엇이었을까? 다름아닌 우리가 쓰는 한국어가 인도유럽어 밑바탕에 깔려있다. 시베리아에 빙하가 커다랗게 우뚝 서 있을 때부터 사람들은 빙하자체를 이정표 삼아 동에서 서로 이동을 하였다. 이동의 출발점은 동에서 시작한다. 동의 시발점은 동북아시아이며, 우리 선조들의 터전이다. 당연히 우리말 소리도 전파되었고, 그 최종 결과물이 ‘cold, cool, chill, glacier’등이다. 전부 뿌리가 같다. glacier(빙하)는 라틴어 glacies(얼음)에서 왔다.
다시 우리말 소리로 돌아가 보면, ‘콜록콜록, 골골, 카랑카랑, 고뿔(곳블)’이 전부 추위와 관련된 단어인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골배질’이라는 표현이 있다. 얼음을 깨면서 뱃길을 만들어 가는 것을 말한다. 혹자는 얼음에 골을 내서 골배질이라고 하는데, 얼음은 깨지면서 골이 형성되지 않고 갈라짐과 동시에 퍼져 나가기에 골과는 거리가 있다.
콜록kollok, 골골golgol, 카랑카랑kalangkalang, 고뿔goppul, 골gol 등이 영어로 음역한 내용이다. 이 중에 영어의 뿌리가 있다. 서양 학자들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여 cold의 뿌리를 찾았을 때 검토한 언어들은 Latin 'gelare' 와 고대 영어 'cald', 라틴어는 '얼다'의 뜻이고 고대 영어는 '춥다'의 뜻이다.
좀더 들어가서 설명하면, cold의 뿌리는 두 개인데 하나는 gel(cold, freeze)이며, 라틴어 계통에 영향을 주었고, 다른 하나는 gol(cold, freeze)로 게르만어 계통에 영향을 주었다. 다른 시각을 가지면 게르만 계통의 고대 영어 cald, 독일어 kalt를 보면 게르만 계통의 공통분모에 kal이 추가되어야 한다. 학자들은 'gel', 'gol'을 하나로 통일했다. 그게 인도유럽어 'gel'이다. 즉 'cold'의 최종 어원은 'gel'이 된다.
이쯤이면 왜 우리말 소리가 영어 cold의 뿌리가 되는지 알 수 있다. 계르만 계통의 kal은 우리말 칼kal바람의 칼에 대응되고, 다른 핵심 소리 gol은 우리말 소리 ‘골’에 대응된다. 또한 gel은 우리말 '골골거리다'의 방언인 '겔겔(gel)거리다'로 이어진다.
추워서 몸이 쇄약 해진 고대인들의 증세가 어원으로 자리 잡았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학자들이 수 천 년 전의 단어를 재구 한 것이기에 gel 과 gol은 같은 의미로 연결된다. 골배질에서 골(gol)은 얼음을 뜻하듯이 라틴어 'gelare'(얼다)의 뿌리가 되며, 칼바람에서 칼(kal)은 독일어 'kalt'로 이어진다.
우리가 표현하고 있는 모든 추위와 감기에 관련된 말은 하나의 뿌리를 가진다. '골골, 겔겔, 콜록콜록, 칼, 카랑카랑, 겔겔' 등이 소리가 다를지라도 핵심은 '골'이다. 이 소리가 인도유럽어에 영향을 미쳤다.
많은 언어학자들, 특히 한국에 있는 언어학자들은 서로 단어의 소리가 같다고 같은 어족으로 분류할 수 없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현재의 소리가 같다고 그렇게 해석하고 주장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어원의 뿌리가 같다는 것은 다른 경우이며, 부인할 수 없는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인도유럽어, 한국어 두 언어는 서로 영향을 주었으며, 하나는 뿌리라는 점이다. 그러면 인도유럽어, 한국어 중에 어느 것이 뿌리일까? 당연히 한국어가 된다. 이유는 인도유럽어가 우리말에 영향을 주었다면, 차용어이기 때문에 굉장히 국부적으로 쓰이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위에서 보듯이 너무나도 다양한 표현이 우리에겐 있다. 전부 ‘감기, 추위, 얼음’에 관한 것이다.
물론 현대 영어에도 다양한 표현이 존재한다. 그러나 영어로 그 뿌리인 인도유럽어를 설명할 수 없다. 반면 우리말 소리로는 가능하다. 어느 것이 먼저인지 두 번 생각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배워온 역사는 우리의 모든 문화 및 언어는 주로 이동 경로를 북에서 남으로, 서에서 동으로 때론 남에서 북으로 이동해와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에 정착했다고 말한다. Y 염책체 하플로그룹 및 유전자 분석으로 그들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 역사에서 '자생적'이라는 말은 금기어다.
그렇지만 때론 아주 단순한 증거가 복잡한 논리 및 가설을 뒤집는다. 그게 바로 인도유럽어의 뿌리다. 하플로그룹 분석 및 유전자 분석은 때론 의미가 없다. 튀르키에는 아시아에서 온 돌궐의 후손이다. 그러나 현재 그들의 유전자 대부문은 서양인 유전자이다. 하플로분석 및 유전자 분석이 언어학에는 맞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인도유럽어의 뿌리가 한국어라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치부될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우리나라 언어학자들은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하기 전에 인도유럽어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 위대한 언어학자이자 인지과학자인 촘스키가 "언어는 8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 두뇌회로가 급진적으로 진보하는 순간 태어났다고 했다."
이 내용을 증명할 길은 없다. 그러나 그의 주장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하지 않는다. 그만큼 그의 업적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역사 및 언어학자들이 그 정도의 연구업적을 단기간에 쌓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로 그 기간을 채울 수 있다. 바로 현재 우리가 쓰는 말소리다.
더군다나 세계 최초의 충주 소로리 재배 볍씨, 8천 년 전에 만든 창녕 신석기시대 배, 제주도에서 발견된 2만 년 전의 발자국 등이 그 기간을 채울 수 있는 간접 자료이기도 하다. 더 올라가서는 50만년 ~ 10만 년 전의 유물인 아슐리안 석기가 아시아 최초로 연천 전곡리에서 발견된 점, 그리고 전 세계 고인돌의 50%에 해당하는 고인돌이 4만여 기가 존재한다는 것들도 충분히 우리말 소리가 왜 뿌리인지 알리는 소중한 자료들이다.
또 덧붙이자면 1만 년 전의 덧 무늬 토기도 우리 땅에 존재하고 그 이후 빗살무늬토기도 나타나며, 빗살무늬토기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이동해 갔다. 이동경로가 우리말 소리의 전파경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