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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it' 의 어원은 '자르다'에 바탕을 둔다.

by 뿌리를찾아서 2024.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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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이 지은 [공정하다는 착각]에 나오는 'meritocracy'는 '능력주의'를 말한다. 그가 던지는 질문은 "과연 성공한 당신이 있는 그 자리가 당신의 능력만으로 이뤄진 결과인가?"이다. 

 

확장된 그의 질문들은 '능력'은 신의 선물인가? 아니면 순수하게 본인의 노력에 따른 결과인가?로 이어진다.

 

'meritocracy'를 보면 'merit+cracy'의 복합어인데,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마이클 영'이 그의 소설 [The rise of meritocracy]에서 처음 coined(창안한)하여 사용했다. 2034년 미래의 시점을 통해 능력주의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지를 통찰한 소설인데, 그는 '능력주의'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경계하는 태도를 취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merit'은 '장점, 훌륭함, 가치 있는 요소 ' 등이고 동사로 'deserved'와 일맥상통한다. 마이클 영은 생소하게 이 단어에 '능력'이라는 개념을 덧붙였다. 바로 이점이 '능력'이 절대적으로 개인이 순수히 얻어낸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낳게 한다. 

 

신의 구원을 통해 나에게 부여된 장점일 수도 있고 반대로 신의 구원과는 상관없이 개인이 만들어 낸 가치 있는 요소가 능력일 수도 있다. 어원적으로 'merit'은 12세기에는 현재의 뜻과 일맥상통했다. 하지만 시기를 그 보다 수천 년을 올리면 전혀 다른 면을 보게 된다.

 

수천 년의 어원적 의미는 개인적 노력에 의한 결과보다는 사회적, 집단적 사고에 의한 결과다. 이유는 수천 년 전에 이 단어의 뿌리가 '나누다, 몫, 얻음, 운명, 희생'이기 때문이다. 영어의 어원은 보통 라틴어, 그리스어로 이뤄졌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 보다 더 오래된 어원이 존재한다.

 

인도유럽어가 가장 오래된 어원이다. 'merit'은 인도유럽어 'mer'에서 나왔다.  아래는 어원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merit의 어원
etymonline참조

 

그리스어 'meros', 히타이트어히 타이 트어 'mark', 라틴어 'merere' 등을 참조로 서구권 학자들은 'mer'라는 소리가 수천 년 전에 '어떤 것에 대한 나눔의 몫을 가졌다'는 뜻으로 쓰였다고 믿고 있다. 그 증거로 그리스어, 히타이트어, 라틴어 등의 공통된 소리가 'mer'라는 것이다. 참고로 인도유럽어 시기에 영어 알파벳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현재의 알파벳으로 'mer'라는 소리를 재구 한 것이다.

 

 

몫을 나누기 위해서는 '작업에 의한 생산물, 자연의 산물'등을 도구로 잘라내야 한다. 갂아 내던지, 반듯하게 직선으로 잘라 내던지, 구성원이 동일하게 얻기 위해서는 '절단'의 행위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mer'의 어원적 배경은 '나눔을 목적으로 한 자르다는 행위'가 되며, 몫을 얻기 위해 대상을 'divide'하는 것이 'mer'의 원초적 뜻이 되는 것이다. 즉 'merit'에 숨겨진 의미는 '자르다, 깎다'가 된다.

 

 

'mer'가 간진하고 있는 '자르다, 깎다'의 의미를 현재 지니고 있는 언어를 찾는 다면 바로 그 언어가 인도유럽의 뿌리가 된다고 말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동사이자, 수천 년 간 변하지 않는 동사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럼 그 언어를 쓰는 나라는 어디에 있을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조국이다. 우리나라에 '밀다'라는 동사를 생각해 보자. '밀다'에는 '깎다'의 의미가 있고 '잘라내다'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내밀다'는 '내어주다'의 의미를 가진다. 

 

 

집단의 생산물 또는 자연의 산물을 깎아 내어 주는 것이 'mer'의 뜻인 몫을 나눠 갖는 의미와 같다. '밀다'의 옛말은 '미르다'였고 영어로 음역하면 'mir 또는 mer'가 된다. 그 어떤 언어로도 현재 이만큼 인도유럽어의 근원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과연 우리는 누구일까? 왜 우리말이 인도유럽어에 깊숙히 들어가 있을까? 'merit'은 현재는 '장점,가치' 등으로 쓰이지만 고대에는 '나눔의 몫'이었다. 신에 의해 구원받은 사람들이 생존에 필요한 생산물을 만들 수 있었다면 나눔도 신의 가르침이었을 것이다.

 

나눔의 목적에 따라붙는 행위가 '자르다'였기에 'merit'은 '몫을 자르다'가 된다. 우리말 '밀다'에 의해 나눠진 몫을 내밀어 준 것이 'merit'의 뿌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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