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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패션)'은 당신이 알고 있는 뜻과 다르다

by 뿌리를찾아서 2024.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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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하면 떠오르는 느낌은 '옷, 화려함, 유행' 등이다. 이 외에도 각자가 느끼는 점들이 다양하겠지만, 우리가 배워온 뜻은 이 세 가지로 고정되어 있다. 하지만 이 'fashion'에는 다른 뜻이 숨어 있다. 아니 영어 원서에 자주 나타나는 단어이니, 숨어 있다고 보는 것도 맞지 않다.

 

패션쇼
패션쇼

 'fashion'은 직관적으로 '유행, 옷' 등에 귀결된다. 위에서 보듯이 다양한 옷들이 선보이는 패션쇼에서 사람들은 유행이 만들어지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만들어진 유행 따라 구매욕구가 만들어진다. 그럼 관련 옷들을 만드는 업체는 열심히 비슷한 유행의 제품을 만들어낸다.

 

위에서 굵은 색으로 칠한 '만들다'가 우리가 모르는 'fashion'의 또 다른 뜻이다. 좀 더 주의를 기울이면 왜 '만들다'가 'fashion'에  포함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유행도 만드는 것이고, 옷도 만드는 것이고 거기서 뿜어 나오는 화려함도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좀 엉뚱하지만 "He fashioned bombs"이라는 표현을 써도 되며, "그는 폭탄을 만들었다."로 해석된다. 

 

이 어원을 살펴보아도 그 뿌리는 같으며 아래의 많은 단어가 'fashion'과 같은 뿌리를 공유하고 있다. 

etymonline 참조

위의 공통된 뿌리는 'dhe'이다. 인도유럽어이며, 산스크리스트어 'dadhati(puts, places), 히타이트어 'dai'(to place), 그리스어 'tihenai'(to pus, set), 라틴어 'facere'(to make, do), 리투아니아어 'deti'(to put) 등을 참조하여 6천 년 전에 'dhe'라는 소리였고 뜻은 '두다, 놓다'라고 언어학자들이 밝혀내었다. 

 

'fashion'은 라틴어 'facere'에서 떨어져 나왔지만 뿌리를 타고 올라가면 인도유럽어 'dhe'가 시발점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d' 소리가 'f'가 되었고 관련 연구자료는 하기와 같으며 중간에 보면, 'd'와 'f'가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자음변환그래프
Detecting Regular Sound Changes in Linguistics as Events of Concerted Evolution

 

이제 우리말을 이야기 할 때가 되었다. 인도유럽어 'dhe'와 그 보다 약간 시대가 늦은 히타이 트어 'dai'(to place)를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말로 이어진다. '대다'의 어근 '대'와 장소를 뜻하는 '데'가 그 주인공들이다. 

 

영어 단어 'place'는 동사로 '놓다, 두다' 등이며, 명사로 '장소'를 의미한다. 예로부터 '놓다, 두다'는 장소를 생각하고 행한 행위이다. 단어가 생겨날 때도 이와 다르지 않다. 더 들어가면 '장소, 곳'이 '놓다 두다'로 의미가 확장된 것이다. 인도유럽어 'dhe'가 놓다, 두다 등의 뜻이지만, 숨겨진 원형은 '장소'다. 

 

즉 우리말 '데'(dhe)와 같다. '대다'의 어근 '대'(dai)도 "무엇을 가까이 놓다/두다"의 의미다. 정확히 히타이트어, 인도유럽어가 말하는 뜻이 우리말에 녹아있다.  

 

'fashion'이 비록 라틴어 'facere'에서 왔지만, 그 원형은 'dhe'이며 더 시간을 올리면 우리말 '데, 대'에 도달한다. 반대로 인도유럽어가 우리말에 영향을 미쳤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을 생각해 보자. 

 

6천 년이 넘는 시간을 우리는 한결같이 쓰고 있지만 인도유럽어는 파생되었다. 그 파생의 정도의 범위는 'd'가 'f'로 바뀔 만큼 벌어졌다. 다르게 말하면 우리말은 땅속 깊이 박혀있는 뿌리이고 그 뿌리를 통해 땅밖으로 나온 나무기둥이 인도유럽어다. 거기서 줄기가 나와 여러 가지 형태로 변한 것이 현재의 서양언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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