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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때 骨蘇(골소)는 모자였다.

by 뿌리를찾아서 2024.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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周書(주서)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주나라의 역사가 아니라 北周(북주)에서 지은 역사를 말한다. 북주는 서기 557년에서 581년에 존속했던 국가다. 이 책 '이역열전'에 고구려 백제 등 우리 역사의 내용을 기술해 놓았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 역사서는 삼국역사, 삼국사기밖에 없어 우리를 알기 위해 자꾸 남이 기록해 놓은 역사를 뒤져야 한다. 동시에 퍼즐 맞추듯이 이리저리 합리적으로 추론을 해가면서 하나씩 하나씩 기록을 검증하고 또 검증하여 하나의 사실을 밝힌다. 이마저도 우리나라 주류 역사학자들은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는 두말할 것 없이 "우리가 대륙을 지배했고, 일본을 상대로 우위에 섰다"라고 쓰여있을 때 발생한다.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가 IT 강국이어서 중국의 역사서도 잘 기록해 놓았다. '한국사 총설 DB'에 가면 누구든 찾아볼 수 있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주서 이역열전 고구려편에 나오는 '骨蘇(골소)'이다. "남자는 소매가 긴 적삼에 통이 넓은 바지를 입고, 흰 가죽띠와 누런 가죽신을 신는다. 그들의 冠은 ‘骨蘇’라고 부르는데, 대부분 자주색 비단으로 만들었고 金銀으로 얼기설기 장식하였다. 벼슬이 있는 사람은 그 위에 새의 깃 두 개를 꽂아 뚜렷하게 차이를 나타낸다."

 

위의 기록에서 보면 骨蘇(골소)는 '관'이다. 다시 말해 고구려에서 '冠(관)을  ‘骨蘇라고 했다는 이야기다. 한자를 한자로 표기하였고,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고구려에서 '관' 즉 '갓'을 표현하는 소리가 '골소'였기 때문이다. 

 

 

유튜브에 우리의 역사와 언어를 교묘히 저급하고 뿌리가 없는 듯이 묘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구독자도 십만 이상이 되어 파급력 또한 막강하고 추종자들도 많다. 이제부터 할 말은 그들이 다시 한번 머리에서 되새김질을 해야 되는 내용이다. 그들은 백 년 전 한국어가 지금과 다르고, 조선시대 소리도 다르며, 신라어는 거의 중국어와 닮았거나 외계어 정도이며, 고구려, 백제어도 그와 같다고 주장한다. 즉 우리말은 연속성이 없는 근본 없는 대상이라는 내용이다.

 

骨蘇는 "뼈를 살린다" 뜻과는 아무 상관없으며, 그 소리가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소리를 파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갑골문자 소리가 필요하다. 갑골문자에서 '骨'의 소리는 'kˤut'이고 '蘇'의 소리는 's-ŋˤa'이다. 아래는 '골'의 갑골문자 원형이다. 뼈 마디를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骨의 갑골문자
골의 갑골문자

 

소리를 합쳐 보면, 'kat + sa'(s와a사이에 n소리가 약하게 있음)가 되며, 같이 읽으면 '갓사'가 된다.  '갓'의 15세기 형태는 '갇'으로 소리는 같다. 고구려 때 이미 '갓'이라는 핵심소리가 있었음을 알려 주고 있다. 외계어나 중국어랑 닮은 것이 아니라 지금 쓰는 '갓'이다. 

 

북주 사람들이 고구려를 기록할 때 조공을 받치는 나라라고 묘사해 놓았지만, 언제나 자국 중심의 관점으로 기록을 하기에 믿을 수 없다. 하지만 언어를 묘사한 것은 춘추필법과 상관없으니 정확한 것이다.

 

덧붙여 '骨'은 갑골문자가 태동할 때도 '뼈'였고 지금도 '뼈'다. 骨의 또 다른 갑골문자 소리는 'kud'(굳)이다. 뼈와 '굳'이 상관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뼈가 굳는다'라는 표현을 쓰듯이 인체기관에서 가장 굳어 있는 부문이 '뼈'이기 때문에 '굳'의 소리로 묘사한 것이다. 원래 말의 어원은 '재질, 특성, 형상'에 기반을 둔다.

 

'뼈'의 특성은 '굳은 것'이기에 소리어원이 '굳'이 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실제 네이버 한자 사전을 찾아보아도 9번 뜻에 '굳다, 강직하다'라고 나와 있다. 왜 이 뜻이 있는지 이제 이해가 될 것이다. 

 

다시 되짚어 보면 북주시대에 骨蘇의 소리는 갑골문자가 태어나던 시기의 소리와 같았음을 알 수 있고 그 소리를 北周사람들이 쓰지 않고 고구려인들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자의 고대소리를 잃지 않고 썼던 것이다.

 

누가 한자의 주인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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