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유럽어를 가장 잘 보존한 언어는?
서양학자들은 인도유럽어를 영어의 최종 뿌리라고 했다. 그러면 인도유럽 공통조어의 특징을 가장 잘 보존한 언어는 무엇일까? 서양의 자존심인 그리스어, 라틴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학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의 인구는 약 2백8십만 명이다. 소위 말하는 발트 3국 중에 하나다.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가 발트 3국인데, 이 중에 리투아니아어가 인도유럽어족 중에 인도유럽어를 가장 잘 계승한 언어라고 보고 있다. 참고로 에스토니아어는 인도유럽어족에 속하지 않으며, 헝가리, 핀란드어와 가깝다. 리투아니아 지역이 역사적으로 고립되었거나, 지리적으로 교류가 없는 지역이 아님에도 특이하게 수 천 년 전의 언어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다. 마치 스페인 북부와 프랑스 남부 피레네 산맥 지역에서 수 천 년 전부터 이어져온 바스크어가 고립어인 것처럼 많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참고로 바스크어도 인도유럽어족이 아니다.
리투아니아어에서 'two'는 'du' 이다.
리투아니아에서 ‘two’는 ‘du’로 쓴다. 물론 발음도 ‘두’이다. 인도유럽 공통조어로는 ‘dwo’이다. 라틴어로는 ‘duo’이다. 직관적으로 느꼈을 때 우리말 '두'와 바로 연결된다. "짜장면 두 개 주세요!" 여기서 ‘두’는 영어의 ‘two’이다.
우리는 ‘둘’, ‘두’가 뜻이 같다. 소리는 다른데, 뜻이 같은 것이다. 물론 쓰임새가 다른 것뿐이다. "two가 수 천 년 전에는 ‘dwo’라는 소리였다"라고 밝힌 이유는 그리스어, 라틴어가 ‘duo’여서 그렇다.
아무래도 학자들은 여러 서양언어를 바탕으로 뿌리를 찾는 과정에서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무시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말 '두(du)'와 인도유럽어 ‘dwo’를 분리할 수 없다. 더군다나 인도유럽어를 가장 잘 보존했다는 '리투아니아어'에서도 '두'이기 때문에 절대 떼어내서 생각할 수 없다.
우리말에는 '두, 둘' 외에 '두어 개'라는 말이 있다. '두'와 비슷하지만 약간의 추정의 느낌이 있다. '두어'는 'dwo'로 음역 할 수 있다. 이렇듯 수 천 년의 세월이 지나 이런 넓은 소리의 범주를 쓰는 말은 한국어 밖에 없다. 우리는 색을 표현하건, 소리를 표현하건 하나로만 표현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우리말 소리가 거꾸로 원시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자연스럽게 자연을 표현하거나, 의미를 나타내는 소리는 신석기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하나로만 국한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비슷한 소리로 하나의 뜻을 나타냈다."라는 생각이 더 맞다.
서양 언어에 익숙한 학자들에게는 이런 경우는 너무도 생소하게 느껴진다. 한국어에서만 그런 것들을 맛깔스럽게 표현할 수 있고, 그게 바로 한국어의 특징이다. 그 특징이 인도유럽어의 뿌리임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