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손 수(手)의 고대 발음
수(手)는 손을 의미한다.초기 주(周) 나라 금문에는 하기 모양이 새겨져 있다. 나무 가지처럼 보이지만, 그 당시의 뜻은 다섯 손가락을 포함한 손이었다.
금문보다 앞선 은(殷) 나라 갑골문에는 가지가 세 개인 아래 모양이 새겨져 있었다. 둘 다 손을 의미하지만, 초기의 세 개 가지의 모양은 오른손의 뜻이었다.
둘 다 손을 의미하지만, 첫 번째 그림은 '다섯 손가락을 포함한 손'이었고, 두 번째 그림은 '오른손'을 뜻했다. 여기서 출발한 한자가 又(우)다. 즉 手 보다 又가 더 빨리 출현했다.또 다른 손을 뜻하는 周대의 금문이 있는데 아래 모양이고, 寸(촌)의 원래의 문자 모양이었다..
뜻은 손가락 끝에서부터 팔뚝에서 맥박이 뛰는 거리를 의미한다. 사람의 신체 중에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손을 나타내기 위해 상기에 보듯이 고대인들은 여러 가지 모양으로 표현했다. 보통 신체를 나타낼 때 그 뿌리 소리는 비슷한 한 가지 소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위의 세 개 글자의 소리가 같을까? 하나씩 검증해 보자.
手의 周대의 소리는 ‘n̥uʔ’였다. 한편, 又의 갑골문자 소리는 ‘ɢʷəʔ-s’였다. 나머지 寸의 오래된 소리는 ‘sʰuːns’이었다. 이렇듯 손을 그린 글자의 소리가 다 다르다. 이런 부문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글자가 만들어질 때 손의 여러 작용을 뜻하는 다양한 동사의 소리를 부여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하나의 명사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손 手(수)로 알고 있는 手는 원래 발음이 우리말 소리 ‘놓다’의 어근 ‘놓’의 활용형 ‘놓아’와 비슷하다. 'ʔ' 표시는 '아'와 가까운 소리다.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놓다'를 찾아보면 뜻은 “손으로 무엇을 쥐거나 잡거나 누르고 있는 상태에서 손을 펴거나 힘을 빼서 잡고 있던 물건이 손 밖으로 빠져나가게 하다.”이다.즉 손의 작용을 설명하고 있다.
갑골문자가 만들어지던 시대에 손의 기능을 표현하기 위해 과거부터 있던 소리를 붙인 것이다. 그러므로 ‘놓’이 갑골문자 이전에 이미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n̥uʔ’를 음역 하면‘누아’이기 때문에 ‘놓다’의 활용형 ‘놓아’(noʔ)와 달라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면, 타임머신을 타고 3천 6백 년 전으로 돌아가서 직접 들어 보는 수밖에 없다. 다르게 말하면, 3천6백 년 전의 소리가 단지 ‘u’와 ‘o’의 차이로 귀결된다는 것은 충분히 언어학 관점에서 유효한 이야기다. 이유는 많은 언어에서 두 모음은 호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2. 또 又(우)의 고대 발음
又(우)는 ‘오른손, 또한’ 등의 뜻이지만, 원래의 의미는 손이었다. 갑골문자 모양도 手(수) 보다 단순한 모양이다. 그렇다면 왜 고대의 사람들은 같은 손을 왜 하나는 단순하게 다른 하나는 복잡하게 만들었는지 의문이 생긴다. 의외로 답은 단순하다. 手는 周나라 초기에 새겨졌고, 又는 殷나라 시대에 새겨진 문자다. 又를 나타내는 그림이 더 오래되었다. 쉽게 설명하자면 손의 복잡한 기능을 표현했던 문자보다 오른손을 의미했던 문자가 더 오래된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이 글자가 오른손을 의미한 것만은 아니다. 갑골문자의 소리를 보면 알 수 있다. ‘ɢʷəʔ-s’가 그 소리인데, 음역하면 가스, 갓, 거스, 것 정도가 된다. 좀 더 실체를 파악하자면 우리말 가지다의 어근 ‘갖’을 표현한 것이다. ‘가지다’의 뜻은 “손이나 몸 따위에 있게 하다” 로서 손의 간단한 작용을 의미한다. ‘갖’은 영어로 음역하면 ‘gʔs(t)’이다. 이 또한 손의 작용이다.
갑골문자의 뿌리를 추적하다 보면 우리말 소리의 태생에 대해서도 알 수가 있다. ‘갖’은 ‘놓’보다 더 오래된 말 일 수 있는 근거가 생기기 때문이다. ‘갖, 갇, 갔’은 현재 받침이 다르지만 영어로 음역 Gʔs(t)로 같다. ‘갇다’는 옛말로 ‘걷다(walk), 거두다, 말하다(제주 방언)의 뜻이었다. ‘갔다’도 걸음걸이가 포함된다. 같은 소리에 '다리, 손, 입' 등의 행위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의미가 분화되기 전에 우리 조상들은 거의 2만 년 전부터 이 소리를 썼다고 할 수 있다. 2만 년이라는 시간을 제시한 것은 제주도에서 발견된 사람 발자국 화석이 2만 년 되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서 출발한 호모사피엔스의 부류가 지금의 서해안이 육지였을 때 도착한 시점을 말한다. 최초의 의미는 갇다(걷다)였을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갖다, 갇다(말하다)가 분화된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를 출발한 인류는 걷는 것이 기본이었고, 그 다음의 손의 동작이며, 이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이 그 순서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현재 한국어가 동북아시아, 시베리아를 가로질러 영어의 발상지 및 끝으로 스칸디나비아 반도까지 이어졌다고 말할 수가 있다. 인류가 언어를 사용한 시점이 2만 년보다는 더 오래되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유라시아를 가로지르는 언어의 뿌리는 2만 년 전 시작되었다고 믿는다. 그 시초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한국어다. 잠깐 영어 이야기를 하자면 ‘가다’를 뜻하는 ‘go’의 최종 어원 인도유럽어는 ‘ghe’다. 우리말로 ‘게’인데, 평북 방언으로 ‘게다’는 ‘지나가다, 기다, 움직이다’ 등의 뜻이 있다. 그리고 ‘가다’의 어근 ‘gha’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우리말이 유라시아 대륙의 공용어였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하나를 덧붙이자면, 영어 단어 get이 또 하나의 증거가 된다. get의 인도유럽어는 ‘ghed’이며, 우리말 ‘걷다’의 어근 ‘걷’과 같다. ‘ghed’의 뜻은 “seize, take’로서 ‘잡다, 가지다, 거두다(걷다)’의 의미를 포함한다. 정확히 우리말 어근과 ‘걷’의 뜻과 일치한다. 손의 작용이며, ‘거둬서 가지다’의 의미다. 단지 현대 영어 단어와 우리말이 같은 것이 아니라 6천 년 전 영어의 뿌리 소리와 우리말이 같은 것을 말한다. 우연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의미가 너무 크다.
3. 마디 寸(촌)의 고대 발음
다시 갑골문자로 돌아가 寸(촌)을 살펴보자. 현재는 ‘마디’ 또는 ‘치수’라는 개념으로 너무 익숙해진 단어라 이 글자의 원래 뜻이 ‘손’이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드물다. 의미는 맥박이 뛰는 손목에서 손마디까지다. 즉, 손을 의미한다. 이 글자에 붙여진 소리는 ‘sʰuːns’이었다. 우리말로 음역 하면‘션스’이나, 소리의 핵은 ‘션’이다. 周나라는 殷나라의 제후국으로 서북쪽에 자그맣게 존재했던 나라였고, 殷의 문화와 언어를 이어받았다. 손을 뜻하는 ‘션’은 이미 殷나라에서 사용되었던 말이라 보아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션’이라는 글자가 ‘손’을 의미했다는 것은 갑골문자를 만든 殷나라 사람들이 우리 조상들이었다는 것을 강하게 입증하는 자료다. 손(shon)과 션(shun)은 우리말 사투리 변화정도 소리다.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자였던 정창이라는 사람이 밝힌 소리라 국수주의적 의견은 아니다. 3천 6백 년 전의 소리를 재구성한 것이라 신뢰성이 떨어진다고도 할 수 없다. 이유는 '손'이라는 소리를 우리가 쓰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어로는 cùn이며, 7세기 발음은 ‘촌’과 같다. 그 이전 AD 100년경 漢나라 시대 허신이 지은 설문해자에도 발음은 ‘촌’이었다. ‘션’은 周나라 이후 춘추전국시대를 거치면서 변했거나 漢나라가 들어서면서 변했을 수 있다. 기억해야 할 것은 현재 중국어소리와는 연결이 되지 않는다. 현재 중국어는 거친 발음 ‘춘’이다. 반대로 ‘션’은 부드러운 발음이다. 발음 변화의 예를 하나 들어 보자.
1066년 노르만공이었던 정복자 윌리암이 영국에 상륙하여 헤이스팅스 전투에서 승리하면서 영국을 정복하였다. 그 이후 수많은 프랑스어가 영어에 차용되었고 영어에 차용된 단어의 소리가 변하지 않았는데, 정작 프랑스어는 변한 경우가 있다. chance라는 단어가 영국에 들어갔을 때 발음은 ‘챈스’였고 현재도 ‘챈스’다 그러나 정작 프랑스어에서는 ‘샹스’로 바뀌었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프랑스어는 거친 소리가 부드러운 소리로 변했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어는 그 반대다. 고대 한자 소리가 시간이 지나면서 더 부드러워지고 간략화되는 것이 언어의 변천 과정이라고 강조한 일부 사람들의 의견과는 상반된 결과다. 부드러운 소리 ‘션’이 더 거친 소리 ‘춘’과 같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혹자는 차용했기에 ‘션’의 발음이 ‘손’으로 이어졌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한 번 숨을 쉬고 생각해 보아도 이런 주장은 정말 터무니없지만,이와 비슷한 한자 차용이라는 집단 착각이 한국의 주류 학계를 주름잡고 있다. 붓 筆(필)을 두고 筆의 고대 소리가 ‘put’(붇, 붓)으로서 "우리말 소리 ‘붓’은 고대 한자 소리에서 차용되었다"라고 버젓이 국립 국어원 사이트에 나와 있다. 우리는 집단 착각에 걸려 있다. 집단 착각에서 진실은 중요하지 않고 집단 구성원들 사이에서의 동의 만이 필요하기 때문에 '붓, 손'이 우리말 소리라는 것을 그들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미개했어도 신체기관을 표현한 ‘손’을 고대 중국에서 차용해 썼다는 것은 그야말로 우리 조상들을 원숭이 수준으로 격하하는 꼴이다. 원숭이 수준의 삶을 살았다고 봐야 하는데, 우리의 청동기 유물의 연대는 기원전2천 년 이상의 것들로 중국보다 앞선다. 이런 이유로 설사 은(殷)이 고대 중국인의 나라라 여겨도 우리가 ‘손’이라는 단어를 차용했다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설명을 해도 그 누군가는 외래어는 변하지 않아 ‘션’과 같은 음인 ‘손’이 변하지 않고 쓰인다고 연거푸 주장할 수 있다. 마치 영어 단어 chance(챈스)가 영국에서는 최초 차용된 발음이 계속 쓰이고 있고, 프랑스에서는 ‘샹스’로 바뀌었듯이 말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현재 중국어와는 완전 반대다. 고대 소리 ‘션’이 현재 중국어 ‘춘’이 되었기에 발음이 더 거칠어졌기 때문이다. 간혹 학자 중에 중국이 외세의 침입이 많아 소리가 거칠어졌다고 말하는 이도 있을 수 있으나, 여기에 맹점이 있다.
이 발음은 설문해자가 기록된 기원 후 백 년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다. ‘촌’이 ‘춘’으로 바뀐 것뿐이다. 수많은 이민족의 침입은 漢나라 이후의 일이다. 그 이전은 殷을 멸망시킨 周부터 시작하여, 춘추전국시대, 진(秦)이다. 중국인들이 주장하는 본인들의 조상들의 나라다. 결코 이민족의 간섭은 없었다. 정확한 사실은 殷의 멸망 후 지나족(중국인들의 조상)이 다수를 이루면서 갑골문자에 원래 그들이 가지고 있던 소리를 입힌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그 변화된 소리를 우리는 거꾸로 받아들여 漢字라는 틀에 갇히게 되었다. 우리 선조들이 만든 글자와 소리를 잊었고 동시에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역사에서 이런 경우는 많기는 하지만, 역사의 틀이 뒤바뀐 채로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고역이다. 예를 들어 감자를 얇게 썰어 튀김음식을 우리는 French fries라고 부른다. 그러나 사실 이 음식의 원조는 벨기에다. 프랑스가 아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 토마스 제퍼슨이 프랑스 대사로 있었을 때 프랑스 문화와 음식에 심취한 나머지 본국으로 돌아와 대통령이 되어 전속 요리사로 프랑스인을 고용했다. 그리고 프랑스에서 맛본 그 감자튀김 요리를 French fries로 명명한 것이다. 원래는 Belgian fries가 맞다.
漢字라는 말의 탄생도 위의 내용과 비슷하다. 토마스 제퍼슨은 미국의 대통령이었고 미국은 초강대국으로 굴림하고 있다. 당연히 그가 명명한 음식의 태생지도 최초 발명국이 벨기에라는 사실과는 다르게 프랑스로 둔갑되었다. 마찬가지로 갑골문자를 우리 선조들이 만들고 썼지만, 殷나라가 멸망한 지 천 사백 년의 시간이 지나 건국한 漢나라의 漢을 따서 그 글자의 이름이 정해졌다. 또한 우리 선조 東夷족이 만든 국가 殷도 중국의 역사라고 정해졌다. 이는 漢을 추종하는 세력들이 동이족의 역사를 조작했고, 그 인구의 증가 폭이 동이족을 압도하는 바람에 생겨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토마스 제퍼슨이 French fries라고 명명한 것처럼 漢나라의 허신이 만든 설문해자로 인해 후대에 漢字라는 말이 생겨났을 것이다. 주객이 전도된 것이며, 근원이 뒤틀린 것이다.
집단 착각에서는 진실이 중요하지 않다. 우리 주류 역사학계, 언어학계는 집단 착각에 빠져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 진실을 외면하는 행위는 집단적 meme에 의해서 우리를 세뇌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