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거하다"라고 말하면 '무엇을 없애다'의 뜻이다. '소거'가 순수 우리말이냐고 묻는다면, 대부분 '아니다'라고 대답한다. '소거'에는 두 가지 한자가 쓰인다. 하나는 '消去'이고 다른 하나는 '掃去'이다. 전체적으로 두 단어는 '없애다'가 맞다. 세분하면, '消去'는 "글자나 그림 따위를 없애다"이고, '掃去'는 "부정적인 것을 없애다"로 쓰인다.
이야기하고자 하는 한자는 '掃'이다. 뜻은 '쓸어 없애다'이다. 이 글자에는 '빗자루'를 포함하고 있는데, 아래의 글자다. 이 글자가 시간을 역행하여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위의 그림이 '빗자루'로 보인다면 고대인의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이 한자를 세 개의 요소로 구분했을 때는 '빗자루'와는 멀어진다. 세 개의 요소는 그림 위에서부터 돼지머리, 수건, 덮개로 마무리되는 것을 의미한다. 세 가지 요소를 합했을 때 빗자루의 의미가 되지 않지만, 어느 시점에 정형화되면서 의미와 상관없이 '빗자루'로 굳어졌다.
갑골문자가 말 들어지던 시기에 빗자루의 재질은 금속이 아니라 아래처럼 '대나무나 벼'였다. 이 그림에서 아랫부문이 손잡이가 된다. 위에는 요즘의 빗자루 앞 모양과 닮았다.
이 글자의 3천6백 년 전 소리는 'pju'였다. 우리말로 음역 하면, '뷔'이다. 우리는 현재 '빗자루'를 '비'로 쓴다. '비'와 '뷔'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비'의 15세기 표현은 '뷔'였다. 완벽히 같은 소리였다.
갑골문자가 만들어지기 이전에 '뷔'라는 소리가 있었고, 글자를 만든 다음 소리를 붙였다. 갑골문자가 나오기 훨씬 이전 농경은 시작되었다. 동시에 부산물이 나오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부산물을 응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마당을 쓸고 먼지를 털어내는 행위를 그들은 이미 '뷔질'이라 했다.
'뷔질'의 도구를 만들었을 때 당연히 그 소리를 글자에 붙였다. 그 소리는 '한국어'였다. 현재 중국어 발음은 zhou(성조생략)이다. 뜻은 마찬가지로 '비'이다. 'p'로 어두를 시작했던 소리가 6세기 경에 'ts'로 바뀌었다가 현재 'zh'로 정착되었다.
셈족이었던 페니카아인들이 만든 문자를 그리스인이 가져다 새로운 문자로 만들어 소리를 붙였고, 그리스 문자는 로마로 가서 새로운 문자와 다른 소리로 이어진다. 그 이후 게르만족으로 들어가 문자와 소리가 또 바뀐다. 페니키아 문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영어 알파벳의 기원이다. 마찬가지로 한자를 우리 선조들이 만들어 놓았지만 가져다 쓴 사람들은 대륙에 있던 여러 개의 민족들이었다.
춘추전국시대만 해도 각 문자가 다 달랐고 소리도 달랐다. 가져다 쓴 집단에 맞춰 글자와 소리가 바뀌었다. 페니키아인들은 알파벳을 남겨놓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대한민국은 아직 건재하다. 한자가 대륙에 있던 사람들의 전유물이 된 지 오래되어 거꾸로 선진문물처럼 받아들인 것으로 알지만, 결코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이는 게르만족이 영어 알파벳을 만들었다고 우기는 꼴이다.
3천6백 년 전의 소리를 중국 학자가 밝힌 것이고 나름 논리적 전개가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갑골문자 소리를 연구해야 하지만, 일부 사람들만 우리말 소리와 같다는 것만 인지하지 제대로 연구를 하지 않고 있다.
점점 중국 및 일본의 역사 왜곡이 심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돈이 되는 '근현대사'만 연구할 것이 아니라 '고대사' 그리고 갑골문자 소리연구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