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처음 공부하면서 배우는 단어가 ‘one’이다. 우리말로 ‘하나’이다. 영어 단어 ‘one’은 대명사로도 쓰이고 수사, 한정사로도 쓰인다. ‘하나’라는 뜻에 국한되지 않고, 다용도로 쓰인다. 그래서 영어는 어렵다. 그러나 다른 각도로 보면, 쉽게 이해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another one’을 그대로 직역해서 ‘다른 것 하나’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one’과 어원을 공유하는 단어는 수십 개가 된다. 그 중에서 ‘lone, any, once, unite’ 등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단어들이다. 숫자를 뜻하는 ‘one’과 ‘외로운, 어떤, 한 번, 통합시키다’의 단어들이 ‘하나’라는 의미로 연결된다. 이유는 어원이 같기 때문이다.
외아들의 '외'가 영어 ‘lone, any, once, unite’ 등의 어원이다.
우리말 소리 ‘외’를 주목해 보자. ‘외로운’, ‘외아들’ 등은 직설적으로 혼자된 느낌이고, 아들이 하나라는 것이다. 즉, ‘외’는 ‘하나’라는 뜻이다. ‘외’의 소리를 영어로 음역 하면, ‘oy’ 또는 ‘oe’ 등이다. 영어에서 ‘lone’이 ‘외로운’인데 어원이 ‘외’와 같다. 다시 말해 ‘one’의 어원도 ‘외’이고 once, unite의 어원도 ‘외’이다. 서양 학자들은 ‘one’의 뿌리 소리를 찾기 위해 많은 서양 언어들을 분석했다. 스코들랜드어 인 ‘ane’, 덴마크어 ‘en’ 고대 라틴어, ‘oinos’, 고대 영어, ‘an’ 그리스어, ‘oinos’ 등이 연구한 언어들이다. 전부 ‘하나’를 뜻하는 단어들이다. 학자들은 오랜 고민 끝에 6천 년 전에는 ‘oy-nos’ 아니면, ‘oi-nos’의 소리라고 결론지었다. ‘nos’는 접미사를 뜻한다.
사실 제대로 밝혀낸 것이다. 뒤에 붙는 접미사 ‘nos’는 그리스어, 라틴어에 붙어 있는 소리기에 어쩔 수 없이 넣었던 것이다. 아니면 현재 한국어에서 ‘외’라는 소리가 ‘하나’라는 것을 인지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결코 그 뿌리가 ‘한국어’가 되어서는 안 된다.그들 입장에서는 역사를 새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부정할 수 없는 것이 ‘외(oy)가 버젓이 한국에서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아쉬운 점은 15세기 이전에 문자로 된 증거가 없어 더 이상 논쟁을 할 수가 없는 현실이다. 지금의 ‘외’가 수 천 년 전에도 쓰였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맞는 주장이다. 우리말은 소리로 된 언어인데, 아쉽게도 문자로 된 증거가 남아 있지 않다. 반면에 서양 언어들은 그리스어, 라틴어를 비롯해 남아 있는 문자들이 풍부하다.
하지만 우리말 소리 ‘외’가 갑자기 요 근래에 와서 사용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우리말은 의성어 의태어가 가장 발달된 언어이다. 감정을 표현하는 표현도 너무 다양하다. ‘외로운’도 그 연장선에 있다. 사람의 느낌을 표현하는 소리는 언어라는 개념이전에 '소리'자체로 입에서 나왔다.
서서히 언어라는 개념이 자리 잡을 무렵 서로 간의 의사소통을 위해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기 시작한다. 서로의 감정을 이해시키지 못한다면, 집단이 유지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말 소리 ‘외’는 집단화가 이뤄지면서 생겨난 말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말소리가 아직도 쓰이고 있고, 영어의 뿌리와 같다는 사실이다. 문자로 증명은 못하는 것은 인도유럽어(6천 년 전 출현한 영어의 뿌리)도 마찬가지이다. ‘oy’라는 소리가 쓰였을 것이라 한 것이지, 마찬가지로 문자는 없었다. 서양학자들의 정확한 판단이었지만, 진정한 뿌리소리가 한국에서 쓰이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한자에서 하나를 지칭하는 문자는 ‘一’이다. 작대기 하나가 ‘하나’를 뜻한다. 너무나도 간단한 상형문자라 갑골문자와 지금의 한자가 같다.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하라리’가 지은 ‘사피엔스’에서 호모사피엔스가 동시대에 존재했던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등 호모 속에 속했던 다른 종보다 비교우위에 서서 유일한 사람으로 살아남은 이유는 ‘인지혁명’이었다.
숫자를 세는 것도 인지에 속한다. 호모 사피엔스 이전의 호모에렉투스도 하나, 둘, 셋이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는 것 정도는 인지했을 것이다. 단지 다른 것은 하나, 둘, 셋을 명칭 했냐는 것이다. 추측해보면추측해 보면, 호모사피엔스처럼 서로 인지할 수 있는 소리로 표현은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호모사피엔스로 살아남은 고대인들이 세운 문명은 수메르, 이집트문명이 대표적이다. 이 두 문명에서 사용했던 ‘하나’를 표현하는 문자는 한자와 비슷하다. ‘一’을 세워 놓으면 고대 이집트 문자로 하나를 뜻한다. 세워 놓은 막대기 역삼각형을 더하면 아래와 같이 수메르 문자 '하나'를 의미한다.
수메르, 이집트 문명은 갑골문자보다 수 천 년 빠르다. 수메르는 대략 기원전 5천 년 전이고, 이집트 대략 3천 년 전이다. 고대 인류가 표현하는 방식은 수 천 년의 시간이 지나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그 표현의 소리는 달랐다.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의 여러 곳으로 이동해 갔다. 그리고 대 부문의 정착지는 ‘강’ 근처였다. 수메르는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강 유역이고, 이집트도 나일강 유역이다. 각 지역에 자리 잡은 문명의 창시자들은 ‘하나’라는 뜻을 소리 냈다.
갑골문자를 만든 우리 조상들도 7만 년 전에 중동 쪽으로 이동한 부류와 다르지 않은 호모사피엔스였다. 기나긴 여정 속에 2만 년 전에 서해 및 황해에 도착하였고, 빙하가 녹아 물이 차오르자 중국 내륙 및 한반도 내륙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동해 오면서 수메르에 정착했을 수도 있다. 수메르어가 한국어와 같다는 의견도 많기 때문이다.
참고로 수메르어 '하나'를 뜻하는 소리는 'dis, dili, as' 등으로 나뉜다. 우리말이 '하나(첫)'를 뜻하는 말이 '으뜸, 맏, 외' 등등으로 많듯이, 수메르어도 그런 경우다.
다시 돌아가 'one'의 어원인 인도유럽어 'oy(외)'는 우리말을 벗어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