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끼리 또는 반려동물과 유대관계를 가질 때 나오는 호르몬이 옥시토신이다. 특히 사랑스러운 반려견을 만지고 있거나 보고만 있어도 옥시토신이 나온다.
신기한 것은 단지 사랑스러운 대상과의 교감 외에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서도 옥시토신을 유발할 수 있다. 다른 말로는 언어의 교감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우리 뇌 자체에서 일어나는 교감이다. 우리말에는 40여만 개의 어휘가 있다. 그중에 많은 단어가 옥시토신을 발현시킬 수 있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이런 말을 상상했다면, 좀 부족한 면이 있다. "나는 너랑 같이 있으면 행복하다"가 옥시토신에 친화적인 말이다. 혼자서 상상하면서 '너'대신에 사랑하는 대상을 집어넣어도 같은 효과가 난다.
수많은 옥시토신과 관계된 말 중에 하나를 이미 적었다. 바로 '랑'이다. '랑'은 말과 말을 잇는 '조사'다. 독립적으로 쓰이지 않고 서로를 이어주는 말이어서 언뜻 그럴싸하게 옥시토신과 관련이 있는 듯 보인다. '너랑'을 '너와'와 비교한다면 아무래도 '랑'이 더 부드럽다. 그리고 이성보다는 감성에 더 가까운 말이기도 하다.
물론 "너랑 같이 있기 싫어"라는 말을 쓴다면 완전히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난다. 유대관계를 끊겠다는 말이라 서로 간에 상처가 된다. 하지만 이미 예전에 같이 있었다는 경험을 나타내는 말이기에 옥시토신과 관계된다. 약간 牽强府會(견강부회)하는 느낌이 들지만 '같이'라는 말을 이끌어내기 위해 개념의 확장을 시도했다.
한자 同의 갑골문자 해석
한자에 '같다, 같이'를 뜻하는 단어는 '同'이다. 아래는 同의 갑골문자다.
대부문의 해석은 입 口가 있어 모두가 같은 말을 한다는 뜻에서 '무리, 같다'가 나왔다고 한다. 이런 해석은 문자가 먼저 나오고 말소리가 나중에 나왔다는 왜곡을 자아낼 수 있다. 말소리가 먼저이고 그다음이 문자인데, 소리에서 비롯된 해석이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갑골문자 소리에 대해 의문을 가진다. 과연 3천6백 년 전 아니 그 이전에 소리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맞는 말이다. 그 시대로 돌아가서 소리를 듣지 않는 한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그냥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 수많은 학자들이 그 말소리를 재구해 내었다.
이는 언어학자들이 그냥 놀면서, 아니면 자다가 꿈속에서 들은 소리를 적은 것은 아니기에, 그 만한 가치가 있다. 더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는 것은 3천6백 년 전의 소리를 아직도 쓰고 있는 나라가 있다는 점이다.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이다.
이 同의 갑골문자 소리를 재구 한 사람들은 벡스터(미국 언어학자)와 사가르트(프랑스 언어학자)들이다. 소리는 lˤoŋ이다.
우리말로 음역 하면, '롱,랑'의 범주안에 있는 소리며, '~같이, 함께'의 뜻과 같다.
同은 갑골문자가 만들어지기 이전에 있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조사의 기능을 하다가 독립적으로 진화된 문자다. 위에 뜻 해석을 빌어도 이해가 된다. "너랑 나랑 모두 같은 말을 한다"
또 다른 중국 학자(정창, 舊중국 사회과학원 소속)는 'dong'으로 분석했다. 현재 쓰이는 '동'과 같다고 하였다. 그럼 우리말과 전혀 관계가 없는 걸까? 그렇지 않다. 同에는 '합치다, 무리, 같이하다' 등의 뜻이 있는데, 우리말 '동(한자음이 아닌)'이 이 뜻과 같다.
명사로 "굵게 묶어서 한 덩이로 만든 묶음" 예를 들어 같은 나무를 엮어 한 덩이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의존명사로 물건을 세는 단위다. 같은 물건이라는 전제가 들어간다. 같은 물건을 세는 단위로 한 동은 '먹 열 정, 분 열 자루, 곶감 100접, 볏짚 100단, 조기 1,000마리' 등을 의미한다.
우리는 왜 이런 한자의 뿌리를 가지고도 모든 것을 망각한 체 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