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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 도피 반응에 뿌리를 둔 한자 心은 순수 '한국어'이다.

by 뿌리를찾아서 2024.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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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투쟁-도피 반응'에서 비롯된 '언어의 기원'

인류는 생존을 위해 '불안'을 선택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인류는 존재할 수 없었다. 거친 야생의 세계를 살아가기 위해 부득이하게 선택한 결과물이 '불안'이다. 불안은 두려움을 동반한다. 이는 '뇌'의 자연스러운 메커니즘이다. 뇌가 진화하는 동안 이 메커니즘을 극대화하기 위해 뇌 속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편도체'를 활성화시켰다. 즉 두려움에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거 나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 편도체는 활성화된다. 하지만 대부문 도망쳤기에 인류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

 

소규모 인원끼리 뭉쳐 야생을 살아가던 고 인류가 먹이를 찾아 산속을 헤매다 마주친 덩치 큰 호랑이를 보았을 때, 들판을 뛰어다니며 자그마한 동물을 사냥하러 다니다가 사나운 사자를 마주했을 때, 물속 고기를 잡으려다 상어와 조우했을 때, 이 모든 상황에서 선택지는 단 하나였다. 도망가야 했다.  

 

공포스러운 순간 편도체는 시상하부를 활성화시키고 시상하부는 교감신경계에 신호를 보낸다.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을 혈액으로 방출하라" 이렇게 되면 심호흡이 빨라지고 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증가하여 달릴 수 있는 최적환경이 된다. 동시에 산소가 근육에 평상시보다 많이 공급된다. 잔여 산소는 뇌로 들어가 경각심을 높인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신체 변화 중에 하나는 소화가 느려지는 현상이다. 도망치는데 소화 따위를 따질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는 살기 위해 진화했다. 이런 과정속에 두려움, 공포, 불안을 표현하는 언어들이 창출되며, 그런 언어들은 모두 생존과 관련된다. 결국 투쟁 도피 반응이 언어를 창출한 경우이며, 그 자체가 언어의 뿌리가 된다.

 

2.  '섬찟하다'는 투쟁-도피 반응에서 나온 표현이다.   

우리말에는 '섬찟하다'라는 표현이 있다. 자주 쓰는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되는 표현이다. 현대는 고 인류가 겪었던 생존을 위한 '불안, 공포, 두려움' 등을 느끼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고 인류보다 현대인들이 겪는 불안, 공포, 두려움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섬찟하다'는 마음 심(心)과 관련된다. 투쟁 도피는 뇌의 화학반응이지만 뇌가 놀랐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대신  마음이라는 단어로 대체한다. "마음이 놀랐다, 마음(가슴)이 섬찟했다"라고 많이 쓴다. 이는 고대에도 그랬고, 心이 만들어지던 3천6백 년 전(갑골문자가 태동하던 시기)에도 같았다.    

 

心의 갑골문자는 하기와 같은데, 가슴(심장)을 상형화 한 문자다. 그 시기에 사람을 해부해서 심장을 그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갑골문자를 보면 상당히 의학적 지식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心의 갑골문자
心의 갑골문자

 

섬찟하다는 "갑자기 소름이 끼치도록 무시무시하고 끔찍하다.라는 뜻이다. 투쟁할지 도피할지를 결정하기 전 느낌을 표현한 단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이런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많다. 단지 공포영화를 보는 것이라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실제 상황인 경우 최대한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 가끔은 뇌의 신호처리 오류로 해프닝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편도체는 시상하부와 바로 붙어 있지만, 대뇌피질과는 멀리 떨어져 있어 대뇌에서 오류라고 판단할 때까지 시간이 걸림) 그래도 빨리 결정해야 한다.

 

3천6백 년 전에도 '마음'의 표현은 부정적 감정에서 출발했다. 인간은 하루에 대략 6천 가지 생각을 하고, 그중에 5천 가지가 부정적 생각이다. 부정적 생각(공포, 두려움, 불안 포함)이 더 뇌 속에 오래 남는다. 이런 조건은 3천6백 년 전도 같았다. 이 글자의 소리를 밝힌 사람들은 여럿이 있는데 나는 주로 중국 사회과학원 소속 학자였던 '정창'의 연구결과를 참조한다.

 

그가 연구한 소리는 səm’이다. 이 소리가 '섬찟, 섬뜩'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하고 의문을 품을 수 있지만 səm’을 한국어로 음역하면 '섬' 소리기에, 왜 관계되는지 알 수 있다. 갑골문자를 만든 사람들은 마음을 '섬'으로 소리 내었다. 왜 그랬을까? 두려움 마음을 표현한 '섬찟'에 그 해답이 있다.

 

'섬'은 마음을 뜻하고 '찟'은 마음의 상태를 나타내는 소리다. 찟은 '찜찜, 찝찝' 등과 뿌리가 같으며, '꺼림칙하다'의 뜻이다. 투쟁 도피의 느낌이 극대화되기 전 마음이다. 즉 일종의 사건이 일어나기 전 예비 신호와 같은 표현이다. 3천6백 년 전은 농경이 어느 정도 정착화 되어 집단 거주가 있던 시점이었으며, 농경 생활(집단 생활)에서 비롯된 부정적 마음(두려움, 공포, 불안 등을 포함)을 표현한 것이다.      

 

心은 원래 '섬'이라는 소리였고, 마음을 뜻하는 또 하나의 한국어였다. '심'은 수나라, 당나라 시대에 쓰이던 소리다. 그리고 현재 중국어로는 xin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두 개를 쓴다. 하나는 섬, 다른 하나는 심이다. '심'이라는 소리 및 뜻을 차용했다면 '섬'은 없어져야 했다.

 

차용을 이야기할 때 영어와 프랑스어 관계를 이야기 안 할 수가 없다. 프랑스 노르망디 공작이었던 '정복자 윌리엄이' 1066년 잉글랜드를 침공해 정복한 후 영어에서 게르만 어족의 풍미는 사라졌다. 대신에 프랑스어 냄새가 나는 단어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고대영어에는 십자가를 표현한 단어가 'rood'였지만, 고대 프랑스어 crois의 영향을 받아 'cross'가 되었고, rood는 사라졌다.

 

우리가 중국어 '심'을 차용했다면, '섬'은 자연스럽게 사라져야 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쓰고 있다. 그것도 원래의 투쟁 도피 반응의 뿌리를 가진 채 정확히 사용하고 있다. 중국 학자가 밝힌 갑골문자 소리도 정확히 우리말 '섬'과 일치한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는가? 한자는 우리 선조들이 만들었으며, 그 증거가 차고도 넘친다는 것을......

 

추측컨데, 현재 중국인들의 조상은 동남아시아에서 대륙으로 올라온 사람들이다. 메콩강을 타고 북쪽으로 방향을 잡아 중국 남부에서 긴 여정을 시작했을 것이다. 어순이 언어학에서 중요하지는 않지만, 태국어, 라오스어, 베트남어 모두 중국어랑 어순이 같아. 주어 동사 목적어 순이다. 한자를 만든 우리 선조들 터전인 현재 중국 동해안 가까이 와서 숫자를 늘린 시점은 갑골문자가 만들어진 이후라고 보인다. 한자의 어순이 한국어에서 동남아시아로 바뀐 시점이기도 하다. 

 

중국역사로 보면 夏(東夷족) 殷(東夷족) 周(동이 또는 북방)를 거쳐 춘추전국시대(동이족, 북방민족 혼성), 秦(동이 또는 북방), 초(동이 또는 북방), 한(동남아시아 종족)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중국 동해안(산동, 강소, 절강)에 뿌리를 둔 사람들은 모두 동이족 일파였다. 즉 우리와 같은 계열의 사람들이다.

 

동남아시아 뿌리를 가진 漢나라부터 역사를 왜곡(사마천 사기)하기 시작하여, 주객이 전도된 상태로 현재까지 내려 오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참고로 대만으로 이주한 복건성 사람들도 뿌리는 동이족이었을 가능성이 많다. 동이(東夷)족은 부인할 수 없는 우리 조상들이다. 

 

주객을 이제 바꿔야 할 때이다. 선조들이 준비한 갑골문자 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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