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까마귀 烏(오)
고구려의 상징인 다리가 세 개 달린 삼족오(三足烏)의 오烏고, 태양에 산다는 까마귀다. 일본 축구 대표팀의 상징이기도 하다. 고구려의 상징을 일본인들이 자신들의 상징으로 쓰고 있다. 그들은 일본 신화 및 관련 유물이 있다는 이유로 자랑스럽게 삼족오를 사용하고 있다. 과연 맞는 말일까? 아래 그림은 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려진 삼족오다.
보는 이로 하여금 흥분을 자아낼 정도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삼족오를 더 이상 쓰지 않는다. 고구려를 이어 신라, 고려, 조선에서도 삼족오가 있었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가야가 건국했고, 백제가 부흥시켰으며, 고구려, 신라가 일본 각지에서 토착세력으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것을 뒤로한 채, 거꾸로 우리는 일본에 의해서 16세기, 20세기에 두 번 나라를 내어 주었다.
1945년 8월 15일 광복은 하였으나, 여전히 우리는 독립하지 못했다. 지금 배우고 있는 역사의 대부문은 일본인들이 자신들의 입맛대로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광복 후 경찰은 악덕 친일 경찰이 주였고, 군대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사법체계 및 그 구성원도 매 한 가지였다. 역사학계는 그야말로 일본인들보다 더한 일제를 추종하는 한국 사람들의 놀이터였다. 그 흔적들은 족쇄로 남아 아직도 우리를 옥죄고 있다. 더 황당한 것은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냥 일본인들이 만들어 논 덫에서 사는 것이 더 편하고 명예롭기 때문이다. 덫은 일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고려시대 유학을 기치로 내세운 신진사대부에서 시작하여 조선에서 꽃을 피우고 지금도 우리를 괴롭히는 중화 사대주의도 만만치 않다. 오죽하면 중국의 주석이란 사람이 미국의 대통령을 만나서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었다.”라는 망언을 하였는데, 이런 말을 들어도 우리 나라는 항의조차 하지 않는다.
烏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하나는 조선 효종에서 숙종 때 인물인 북애자北崖子다. 지금은 사라진 우리 고대 역사서인 ‘진역유기震域遺記’를 바탕으로 우리 민족의 상고사와 단군의 역사를 다룬 역사책 ‘규원사화揆園史話’를 저술했다. 규원사화는 원본이 존재하는 역사책이다. 다만 주류 사학자들이 정사로 인정하지 않는 책이다. 책의 서문에 이렇게 쓰여 있다. “기자箕子가 중국에서 우리나라에 와 다스렸다는 것은 믿고, 한漢무제가 토벌해서 멸했다는 것도 믿고, 당唐나라 고조가 평정했다는 것도 믿으면서, 자못 우리 선민들이 문득 빛나고 무훈이 있어서 족히 자랑스럽고 빛남이 있었다는 것은 왜 알지 못하는가? 내 슬퍼하건대, 세속에서 그 변화하고 흩어지는 것들을 살피지 아니하고, 공자孔子가 중국을 높이고 우리를 물리치는 뜻만 가지고 스스로 오해하고 있도다." 한마디로 중국은 높이고 스스로는 낮추는 한심한 작태를 보고 이미 조선의 선비로서 슬퍼한 구절이다.
이 작태는 지금도 조선과 다를 바 없다. 중국에 말 한마디 못하는 현실은 조선이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한편 일본이 어떤 식으로 우리를 대하는지는 긴 설명이 필요 없다. 워낙 많이 당했고 현재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우리는 중국한테도 당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 다시 제국주의를 부활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미국의 유명한 지정학자인 조지 프리드만의 책 ‘THE NEXT 100 YEARS, A FORECAST for the 21st CENTURY’를 보면 일본 제국주의 부활의 서막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2009년에 출간되었는데, 2020년대부터 2090년대의 세계 정세를 예측하고 있다.
그 중에 2040년대가 주목할 만하다. 이미 러시아는 붕괴되었고 중국은 분열되어 있어 세계에 미국과 적으로 맞겨룰 수 있는 나라는 ‘일본과 터키’라고 예측하였다. 그 외에 강대국으로 폴란드, 멕시코를 거론했다. 2050년에 일본이 터키와 연합하여 미국을 공격한다는 예측도 내놓았다.일본은 전범국(戰犯國)이었고, 향후 또 전범국이 된다. 조지 프리드만은 일본은 또 미국한테 지게 된다고 바라보았다. 물론 터키도 패전국이자 전범국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본에게 우리는 또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또다시 아시아의 깡패국가가 될지 모른다. 당연히 우리는 또 피해를 볼 것이다. 우리나라의 군사력도 만만치 않지만, 조지 프리드만이 바라본 2050년 전쟁은 달에 있는 일본 군사기지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지구 위에 떠 있는 미국의 ‘Battel Stars’를 공격하면서 시작된다. 아직 우리는 우주 탐사선 면에선 일본에 약세다. 이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미 우리의 역사 주권을 일본에 준 점이다. 물론 중국에게도 주었다. 누구든지 이제 나라를 팔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조선의 이완용이 아니라 이완용의 대한민국이 되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의 뿌리가 어디서 나왔는지 알리지도 않으며 있는 것도 부정한다. 또한 우리는 외세의 지배가 필연적으로 필요한 민족처럼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직접적으로 “우리는 외세의 지배가 필요하다”라고 말하지는 않지만, 학생들이 배우는 역사 교과서는 도저히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라는 생각을 단 1%도 불러일으킬 수 없는 종이조각이다. 자부심을 가지고 자랑할 만한 여러 역사적 유물 및 기록은 허위로 치부하거나, 믿을 수 없다고 이 사회의 기득권층은 말한다.
일본이 보기에는 이런 대한민국은 언제든지 다시 먹을 수 있는 먹잇감이다.스스로 먹이가 되어 주겠다고 일본에 광고를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이 사회의 주류들이기에 일본입장에서는 대한민국을 삼키는 일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울 것이다. 조지 프리드만이 2020년대 후반부터 중국은 분열되어 2030년대 일본의 영향력아래 들어간다고 했지만, 미래는 모를 일이다. 조선 말 동학을 진압하러 일본과 청의 군대가 들이닥쳤듯이,미래에 우리를 다시 먹기 위해 현재의 중국 공산당과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다시 우리 땅을 탐하러 올 것이다. 이완용의 대한민국이 된 이상 거센 저항도 없을 것이다.
이런 불안한 미래를 타파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요즘 많이 늘었다. 유튜브에 민족의 역사에 대해 자긍심을 불어넣는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아쉬운 것은 대부분 ‘국뽕, 국수주의자, 유사역사학자’로 몰리며, ‘나무위키’ 같은 곳에서 그들이 왜 유사역사학자, 국수주의자, 국뽕’ 들인지 나름대로의 논리를 바탕으로 몰아붙인다. 작자 미상인 일본의 역사책 일본서기는 믿어도, 고려 시대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우리 역사학의 주류들이다. 일본이 웃을 수밖에 없고, 동시에 중국이 파한대소 할 수밖에 없는 짓을 우리는 버젓이 하고 있다.
민중이 들고일어나지 않는 한 미래는 없다. 그렇다고 혁명을 꿈꾸지도 않는다. 다만 유구한 역사에 맞지 않게 달랑 두 권의 책 ‘삼국유사, 삼국사기’만으로는 역사와 사상 독립을 이뤄 낼 수 없다.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활동이 바로 갑골문자의 뜻과 소리를 파헤쳐 보는 것이다. 갑골문자가 우리 선조들이 만들었다는 것이 공식화되면 중국도 일본도 그리고 한국에 있는 두 나라의 추종자들도 더 이상 허튼짓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다시 오烏를 보자. 한나라 허신이 지은 설문해자에 공자가 烏에 대해 말한 내용이 나온다. 공자는 “烏가 스스로 탄식하는 말”이라고 했다. 반면 허신은 뜻은 효성스러운 새, 소리는 애哀와 도都의 반절음이라고 덧 붙였다. 반절 규칙으로 ‘오’소리가 된다. 탄식이나 감탄할 때 우리는 ‘오’라는 소리를 낸다. 그렇다고 이 하나의 이유를 가지고 갑골문자의 뿌리를 찾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어에서도 ‘오’는 감탄사이기 때문이다. 단 烏를 쓰지 않고 哦(읊조릴 아)를 쓴다. 사실 여기서부터 현재 중국어가 갑골문자 및 고대 한자에서 의미 이탈이 생기는데 설명은 생략하고자 한다.
공자는 기원전 551년 태어난 사람이다. 허신은 기원후 100년부터 설문해자를 썼다. 600여 년의 시차를 고려할 때 까마귀 烏가 원래 탄식의 소리라는 내용을 허신이 적었다는 것은 허신이 살 던 시대에는 공자가 말한 내용이 없었을 가능성이 많다. 즉 탄식의 의미로 烏를 쓰지 않았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이유는 대중들이 이미 인지하는 내용을 공자를 들어 설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허신이 설문해자를 편차한 이후에 대중들이 烏를 탄식의 소리로 썼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2. 갑골문자 烏(오)
그럼 갑골문자는 어떤 지 알아보자. wikitionary에는 殷나라 시대의 갑골문이 없고, 周대의 그림만 나오는데 이런 그림이다.
새를 묘사한 것이고 소리는 ‘qa’다. 우리말로 옮기면 ‘카’다. 공자가 말한 탄식은 아니더라도 우리말 소리 중에 있는 감탄의 소리다. ‘qa’라고 밝힌 사람은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갑골문자를 연구한 '정창'이다. 뿐만 아니라, 벡스터(미국 학자)와 사가르(프랑스 학자)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중국어에는 ‘카’라는 감탄사가 없다. ‘아’ 또는 ‘오’만 있을 뿐이다. ‘카’라는 감탄사를 쓰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공자가 살던 시기 烏의 소리가 ‘오’ 였는지 ‘카’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단 감탄사라는 것은 확실하다. 주나라가 건국된 시기가 기원전 1046년이고 공자는 주나라가 멸망하기 3백 년 전에 있었다. 소리가 ‘오’였는지, ‘카’였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두 소리는 고스란히 한국어에 감탄사로 남아 있다. 중화주의나 일제 식민사관에 물든 사람들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감탄사도 차용했다.” 우리 민족은 감탄사조차도 없어서 주나라 때 사용되던 감탄사도 차용했다는 주장을 펼 가능성이 많다.
이로 인해 한 가지 더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 烏를 두고 wititionary에 나와 있는 갑골문자 뜻 설명을 보면 “검다, 어두운 등은 까마귀가 가지고 있는 의미의 확장이다”라는 말이 쓰여 있다. 따라서 까마귀는 ‘검다’를 뜻한다는 것을 적시했다. 이 주장이 아주 설득력이 있는 이유가 사실 따로 있다. 사전에 烏를 찾아보면 ‘까마귀, 검다, 탄식하다, 환호하는 소리’ 등이 나온다. 중국어 사전을 찾아 도 똑같이 ‘검다, 탄식, 까마귀’ 등으로 나온다. 까마귀는 검은 새이기에 그런 뜻이 있었을 거라 생각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럽다.
하지만 소리상으로 ‘검다와 까마귀’를 동시에 뜻하는 언어가 뿌리다. 일단 중국어는 탈락이다. 그럼 한국어는 어떨까? 우리말에는 ‘까맣다, 거믄(검은의 옛말)’ 등이 있고, ‘가와 카’가 어떨 때는 같은 뜻으로 쓰인다. 예를 들어 ‘가만두다’의 방언으로 ‘카만두다’가 있다. 烏가 태어날 때 붙여진 소리는 ‘카qa’였다‘카 qa’였다.이미 그 시대에 통용되던 소리 ‘카만(가만), 까마귀, 카(감탄사)’에서 핵심 소리인 ‘카’를 붙였던 것이다. 까마귀도 어원적으로 ‘까만’을 핵심으로 만들어진 단어다. 따라서 까마귀(옛말 까마귀)도 되고 ‘검다’라는 의미가 된 것이다. 烏자에 ‘검은, 까마귀, 카(감탄사)’ 등의 뜻이 담겨있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는 한국어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공자가 烏를 두고 말한 탄식의 소리 자체가 무엇이었는지 중요하지 않다. 공자는 烏가 세상에 나온 시점보다 500여 년 이후 사람이다. 중요한 시사점은 공자가 살던 시대나 그 이전 시대에 우리말 소리가 통용되었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는 것이 烏의 周나라 시대 소리 및 뜻이다. 누가 한자를 만들었는지 알 수 있는 증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