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Heaven과 Cloud의 뿌리가 같은 이유
앞 글에서 Clound 어원이 어떤 식으로 형성되었는지 살펴보았다. 신석기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통해서 이뤄진 cloud의 뿌리는 인류가 바라본 1차원적 시각에 맞춰져 있다. 그럼, 같은 하늘, 아니 구름보다 더 상위에 있는 자연의 존재 '하늘'은 왜 cloud의 어원과 같은지 알아보자.
두 단어의 어원은 같은 소리, 같은 뜻이다. 하지만 pop song 중에 ‘Knocking on heaven’s door, stairway to heaven’등을 보면, heaven은 모두 ‘천국, 낙원’ 등을 뜻하고, 죽음과 관련되어, 구름의 뿌리와 뜻하는 바가 조금 다르다.
Heaven의 뿌리는 인도유럽어(영어의 최상위 조상어)로 'kem'이며, cloud의 뿌리인 'kem, kum, kam' 등과 같다. 'kum, kam'등이 'kem'과 같은 이유에 대해서는 먼저 글 "Cloud 어원은 우리말 '감추다'의 어근 '감'이다"에서 설명하였다.
2. Heaven의 뿌리 'kem'
고대영어 heofon, 고대노르웨이어 himinn, 고딕어 himins, 고대프리시언 himul 등이 전부 '하늘'을 뜻한다. 이 언어등을 기준으로 언어학자들이 더 오래된 인도유럽어는 'kem'이라고 밝혔다. 그 시대에 알파벳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영어 알파벳을 이용해서 그런 소리로 말했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뜻은 'cover'(감추다, 덮다)다. cloud가 하늘을 감추는 1차원적 시각으로 이해되었지만, heaven의 'kem'은 아직 미궁속에 있다. 이유는 언어학자들이 과연 'kem'이 진짜 'heaven'의 어원인지 아직도 논쟁 중이기 때문이다.
서양인의 시각으로는 논쟁중일 수밖에 없다. 'kem'이 '감추다, 가리다, 덮다' 뜻을 지닌다고 했지만, 도대체 하늘이 무엇을 가리는지? 왜 가리고 감추는 것이 '하늘'의 어원이 되었는지 본인들이 밝혀놓고 논쟁의 불길을 끄지를 못하고 있다. 단지 'k'이 음가가 탈락해서 'heaven'이 되었다는 것만 명시하고 있다.
3. 논란의 불길을 끌 수 있는 유일한 언어 '한국어'
우리말에는 '검'(keom)이라는 명사가 있다. 생소할지 모르지만, 뜻은 "사람에게 화(禍)와 복(福)을 내려주는 신령이다." 또한 검을 현(玄)은 '하늘'을 뜻한다. 더 중요한 것은 '玄'의 3천6백 년 전 소리는 'ɡʷeːn'(중국 사회과학원 소속 정창이라는 학자가 밝힘)이었다. '그은, 거언'의 소리로써 '검'의 동계 소리다. 왜냐면 우리말 '검다'의 '검'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쉽게 예를 들자면, 검다의 '검'과 같은 계열의 소리 '거먼, 거믄, 그을린' 등과 '그은, 거언'등은 보이지 않은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사족을 달아 'm'음이 탈락되고 몇 개의 모음이 탈락되었다는 논리를 펴지 않아도 우리말 소리가 워낙 폭이 넓게 쓰이면서 뜻을 전달하기에 이해 하기 쉽다.
요약하면, '검(keom), 거먼(keomun), 거믄(keomeun), 그을린(gweulin)'의 소리 범주안에 인도유럽어 'kem', 玄의 3천6백 년 전의 소리 'ɡʷeːn'이 다 포함되어 있다. 수천 년 전의 소리를 찾는 과정이라 이 정도의 범위는 인정해야 한다.
상기를 바탕으로 다시 어원의 배경을 한국어 및 우리만의 사고체계로 이해하면 다음과 같다.
1. 검(keom)은 계시를 받는 신령이며, 신령은 신으로 받들어지는 영혼 및 자연물이다. 이는 신석기시대 샤머니즘이
바탕이다. 신은 자연의 대상물일 수도 있으며, 하늘 그 자체가 될 수 있다.
2. 하늘을 검다로 바라보는 시각은 우리 한국사람에게만 있다. 네이버 중국어 사전에 玄을 치면 '하늘'은 나오지 않는다.
본디 '우주는 검다'라는 현대 과학적 시각에서 본다면 수천 년 전에 이미 우리 선조들은 그런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에게는 하늘이 두 개다. '해가 떠 있는 하늘, 해가 진 하늘' 앞의 하늘은 '희다'를 표현한 하늘이고, 뒤의 하늘은 어둡고 검은 하늘을 말한다. '해, 하늘, 희'는 같은 뿌리를 지니고 있으며, 1차원적 시각에 주안점을 둔 하늘이다. 반면 '검'은 2차원적 사고체계를 바탕으로 한다. 고대인들에게 어둠은 또 다른 하늘의 모습이었지만, 어두운 하늘이 있은 동안에는 불안감을 가지고 버텨야 했던 시간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검'이 신령의 존재로 표현된 것이고 그 바탕에는 '검다'가 있었다.
신석기시대 어두운 밤은 사람들의 머릿속을 더더욱 복잡하게 만든 자연의 시간이었다. 그 시간은 생존의 시간으로 연결된다. 해가 뜨기 전까지 버텨야 하는 절대절명의 시간이었다. 따라서 신령스런 존재로 하늘이 부각되는 계기가 된다.
앞에서 설명한 고대영어 heofon, 고대노르웨이어 himinn, 고딕이himins, 고대프리시 안아himul에서이미 우리말 '희, 히(hi), 해(he)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확률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지만, 이 언어들의 뿌리가 우리말의 철학적 체계로 이뤄진 하늘 '검'이라는 것을 생가한다면, 결코 쉽게 볼일이 아니다.
결국 서양언어학자들이 여전히 논쟁 중인 heaven의 어원 '검'(keom)을 제대로 설명하는 말은 한국어이며, 동시에 그들이 참조한 언어들 속에 우리말 '희, 히, 해'가 중심 소리로 들어간 것은 또 다른 증거가 된다.
영국의 고고학자이자 현재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인 콜린 렌프류가 지은 [언어고고학]을 보면 잘 변하지 않은 어휘 100개를 선정하고 있다. '나, 뿌리, 마시다, 구름, 해, 흰, 검은' 등이 그 안에 포함되는데, 통계적으로 1,000년 동안 86%가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늘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구름은 포함되어 있다.
이 사람의 성격이 서양 우월주의에 입각한 사람이라 논쟁중인 하늘을 뺀 것으로 보인다. 다른 시각으로 '구름'이 포함되어 있는데, 왜 '하늘'이 없는가도 의문이다. 그렇지만 'kem'이 구름, 하늘의 뿌리라는 것은 그들이 먼저 증명해 놓았다. 단지 하늘과 'kem'을 연결 짓지 못할 뿐이다.
여러시각으로 보아도 한국어 외에는 영어의 최상위 뿌리어인 인도유럽어를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역으로 인도유럽어가 우리말의 뿌리라는 의견도 설자리가 없다. 이유는 언어의 변천 과정, 철학적 배경, 바라본 시각 등을 비춰볼 때 인도유럽어가 한국어의 뿌리가 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