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 년 전 영어의 기원인 인도유럽어가 형성되던 때는 신석기시대였다. 그시대 사람들은 하늘에 존재하거나, 하늘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것들을 신비롭게 바라보았다. 그중에 구름은 특이한 존재였다. 해가 떠있을 때도 유유자적 하늘을 거닐고, 비가 내리는 어두운 하늘에도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단지 다른 것은 구름의 색과 하늘에서 물이 떨어진 것뿐이었다.
구름은 지구 대기가 형성되면서 만들어졌다. 당연히 인류보다 더 오래전에 생겨나 같이 공존하고 있다. 인류는 인지력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생각의 체계가 잡히기 시작했고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도 새로와졌다.
인지력이 폭발하던 시기인 신석기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과연 구름은 어떠한 대상이었을까? 또한 현대인이 바라보는 구름과 같았을까? 추측건대 신석기인들이 바라본 구름은 보다 더 자연적이고 순수했다고 느껴진다. 자연을 분석하는데만 열을 올리는 현대인들이 접근하지 못하는 생각 영역을 가지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산업혁명, 상업혁명이 도래하면서 우리는 자연이 주는 영감을 순수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Cloud(구름)의 어원을 이제 살펴볼 것인데, cloud의 어원을 통해 왜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장자크 루소가 "자연으로 돌아가라"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도 있다.
먼저 글에서 한자 云의 갑골문 소리는 '구름'과 동계소리고 뜻도 '구름'이라 설명했다. 갑골문은 3천6백 년 전에 만들어진 문자이고 '구르(름)'이란 소리도 그 시대 또는 그 이전에 사용되었다는 배경도 이야기했다. 덧붙여 한자는 우리 선조들의 작품일 수밖에 없는 논리적 이유도 같이 언급했다.
그럼 갑골문자보다 3천 년 앞서서 만들어진 영어의 뿌리인 '인도유럽어'속의 '구름'은 어떠했는지 알아보자. 장자크 루소가 말한 것처럼 자연으로 돌아가야 이해할 수 있는지도 알아보자. 인도유럽어는 산스크리스트어, 그리스어, 라틴어 보다 더 오래된 서양언어의 뿌리다.
Cloud의 인도유럽어는 ‘kem’이며, 근거는 지금은 고인이 되신 'JOSEPH H. GREENBERG' 스탠퍼드대학교 언어학 교수가 저술한 [INDO-EUROPEAN AND ITS CLOSETST RELATIVES]라는 책이다. 그는 유라시어는 뿌리가 같고, 한국어는 알타이어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제 그의 책을 보면 유라시어군의 뿌리를 보여주면서 한국어, 일본어를 따로 구분해 놓았다. 하기는 그의 책의 표지이다.
아래는 상기 책에서 발췌하여 찍은 사진인데, CLOUD의 어원을 보여주고 있으며, 인도유럽어, 우랄어, 알타이조어, 중세/현대 한국어, 고대 일본어 등의 구름 관련 단어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림을 따로 찍은 이유는 페이지가 넘겨지면서 내용이 설명되기 때문이다.
상기와 같이 CLOUD는 원래 'kem'이라는 소리였고, 뜻은 'hide(감추다), cover(덮다, 감다)'였다. 그리고 모든 유라시아어의 뿌리는 'kum'이라고 책에서 강조하고 있다. 일본어 'kumo'는 우리말 구름이 변한 말이다.
믿지 못할지 모르지만, 'kum', 'kem'부터 우리말 영역이다. 6천 년 전에 영어 알파벳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학자들이 알파벳을 이용해 소리를 표현하였다. 'kum', 'kem' 등을 우리말로 음역 하면, '검, 감, 금' 정도의 범위안에 들어온다. 상기 사진에 이미 표시해 놓아서 눈치를 쳈겠지만 이 어원은 우리말 '감추다, 감다'의 '감'에서 나왔다. 감다는 15세기에는 '아래 아'를 써서 '감과 검'의 중간 소리다. 영어로 다시 음역하면 'kum, kem' 등이다.
상기 사진에서 히타이트(Hittite)어를 참조하면 'kammara'로 'kam'(감)이 포함되어 있는것을 볼수 있어 우리말 '감'이 기원이라는 믿음이 조금 생길 수 있다. 히타이트어는 현재 터어키 아나톨리아 지방에 존재하던 히타이트제국의 언어로 기원전 16세기에서 13세기에 사용하던 언어이다.
다시 강조하면 'cloud'의 뿌리 뜻은 'hide, cover' 등으로 '감추다, 감다' 등이다. 이를 입증하는 언어가 '인도유럽어'다. 다시 말해 인도유럽어가 우리말 뿌리를 거꾸로 밝히고 있다. 앞의 책 저자 조세프 그린버그 교수는 유라시어는 한 뿌리에서 나왔다고 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그 뿌리가 어디서 나왔는지 밝히지 않았다. 유라시어어를 연구하면서 당연히 한국어가 뿌리라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지만, 밝히지 않았다.
신석기인들에게 구름은 '해를 가리는 자연의 산물'이자, 동시에 '하늘을 감고 있는 자연의 동반자' 였다. 해를 가릴 때는 어둡고 비가 왔으며, 하늘을 감고 있을 때는 밝은 태양 빛을 더 근사하게 만들어 주는 존재였다. 이런 구름을 보고 유라시아에 살던 사람들은 구름을 보면서 '해를 감추는, 하늘을 감는' 등의 표현을 썼고, 그 어근 '감'이 인도유럽어에 전파되어 'kem, kum'이라는 소리로 각인되었다.
신석기인들은 구름을 자연의 순수한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왜 구름이?" 라는 질문보다는 공존의 대상으로 여겼다. 따라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머리에 담아 표현한 산물이 구름의 어원이다. 반대로 현대인들에게 구름은 분석의 대상이지 공존의 대상은 아니다. 구름의 위치로 비가 언제 오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자크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비가 언제 오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구름, 비' 자체를 자연의 시각으로 바라보라는 메시지다.
결국 'kem, kum'이 수 천년 동안 변해 'cloud'가 되었고, 'cloud'는 우리말 '감다, 감추다'의 어근 '감'(kam)에서 출발한 단어다. 우리말은 알면 알수록 오묘한 맛이 있다. '감'이라는 어근은 '감추다'의 의미도 있지만, 물의 의미도 있다. '멱을 감다, 머리를 감다'에서 보듯이 '감'은 '씻다'의 뜻이다. 또한 '눈을 감다'에서는 '감'은 덮다(cover)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사실 구름은 '물'과 관련된다. 이유는 응집된 수증기의 결합체이기 때문이다. cloud를 영영사전에서 찾으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 "a visible mass of condensed water vapor floating in the atmosphere, typically high above the ground." 더 흥미로운 것은 서정범 교수의 국어어원사전에 같은 설명이 나온다. 아래는 '구름'부문을 발췌한 내용이다.
상기에서 보듯이 "구름의 어원적 어근은 물의 뜻을 지닌다."라고 적혀있다. 한국어의 신비로움과 원시적인 감성을 다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1. 구름은 하늘을 감고 있거나 해를 감추고 있다.
2.구름에서 비가오고 비는 물이다.
이를 바탕으로 생각할 수 있는 논리는 "우리 선조들은 인도유럽어가 생성되기 전에 이미 '감'이라는 단어로 '물'과 '구름'을 지칭했다는 사실이다." 감>갈>굴>구름 으로 전이되었다. 서정범 교수도 상기에서 '가람'의 어근은 '갈'이고 어원적으로 '물'을 뜻한다고 적시했으므로 틀린 말은 아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보자면, 원시 언어 '감'이 '가리다, 덮다, 물, 구름'이 된 사실이다.
이런 언어적 발생 흐름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는 세계에서 한국어뿐이다. 영어 단어 cloud의 어원을 밝히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어가 어떤식으로 형성되었는지도 알 수 있어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한다. 15세기 이전에 문자가 없어 무엇을 이야기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에서 인도유럽어가 한국어 형성을 밝히는 등불이 되고 있다. 동시에 한국어가 인도유럽어의 뿌리일 수밖에 없는 사실도 알려주고 있다. 인도유럽어로는 상기같이 'kam, kem' 등이 어떤식의 실질적 어원 재료가 있었는지 설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