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ne'은 형용사로 ‘바다의, 해양의’ 등을 뜻하고 명사로 해병대를 뜻한다. 바다와 관련 있는 단어다. 즉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물이 나오는 단어다. 영어 최종 어원은 그리스어, 라틴어가 아니라 인도유럽어다. 어원을 찾기 위해 인도유럽어로 올라가면 반드시 ‘물’이 나와야 한다.
또한 한자 海의 갑골문자 소리 ‘매’와 소리가 비슷하다. 학자들은 인류가 최초로 소리 냈던 음소는 m이라고 말한다. 그럴 만한 이유가 ‘엄마’를 말할 때 전 세계 언어에 m소리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엄마 이외에 다른 뜻을 나타내는 소리들도 m이 들어가 있다고 주장한다.
현생 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나 세계 각지로 뻗어 갈 때 바다나 물은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생명 원천이었다. 현생인류 전에 구석기인들에게도 물은 가장 필요한 자연의 선물이었다. 물은 지금도 생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존재다. 그렇기에 고대에 물을 뜻하는 소리도 m에서 비롯되었다 바다 海로 이미 우리말 소리 ‘매’로 m 소리가 들어간 것을 확인했다. 우리말이 매우 오래되었다는 것을 인증하는 격이다.
고대영어 mere는 바다를 뜻했다. 라틴어 mare, 고대 교회슬라브어 morje, 고대 아이리쉬어 muir, 웰시어 mor, 모두 바다를 뜻했다. 이로 인해 학자들은 영어의 뿌리인 인도유럽어에서 ‘물’을 뜻하는 단어는 ‘mori’라고 결론을 지었다. 그리고 하나를 덧붙였는데, 그것은 ‘물’의 집합체라는 뜻이다.
'mori'를 우리말로 음역 하면 ‘모리’가 된다. 15세기에 ‘물’의 표현은 ‘믈’이었다. 15세기 한글로 된 문헌을 보면 ‘므레‘모레, 므리’로므리’로 표현되어 있다. 조사를 붙였을 때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볼 때 고대에도 조사를 사용하면서 들리는 대로 말했을 가능성이 있다.
인도유럽어 ‘모리’와 우리말 ‘므레‘모레,므리, 머리’ 소리 등은 거의 같다. 6천 년 전의 소리인 ‘모리’는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분명 기원이 있다. 단순히 현대 영어 단어와 우리말 소리가 같은 이유로 기원이 같다고 주장하는 바는 아니다. 6천 년 전의 소리와 우리말이 같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우리말 소리 중에는 ‘말다, 마르다’ 등이 있다. “밥을 말다”, “옷이 마르다”로 표현할 때 전부 물과 관련된다. 또, ‘무리’라는 명사는 “물에 불린 쌀을 물과 함께 맷돌에 간 후 체에 밭쳐 가라앉힌 앙금.”을 뜻한다. ‘무르다’는 “물기가 많아 단단하지 않다.”로 물과 관련된다. ‘멀’은 방언으로 물결이다. 즉 ‘물, 무리, 말, 마르, 무르, 멀’ 등은 전부 m소리를 기반으로 물의 뜻을 전달한다. 물론 같은 소리 다른 뜻도 있다.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우리말 소리 물을 바탕으로 여러 말들이 파생된 사실이다. 고대영어 mere, 라틴어 mare, 고대 교회슬라브어 morje, 고대 아이리쉬어 muir, 웰시어 mor, 등은 우리말 소리 ‘무리, 말, 마르, 무르, 멀’ 등을 연상하게 한다. 서양 학자들은 고대영어, 라틴어 등을 바탕으로 인도유럽어를 밝혀 냈다.
다른 각도로 보면, 우리말 ‘물’관 관련된 여러 말들이 아주 오래된 소리라는 것을 거꾸로 밝혔다. 비록 ‘mori’로 밝혔지만, mur (무르, 물), mar(마르, 말)로 밝혔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과연 어느 말소리가 먼저였을까? 빙하가 물러난 뒤 시베리아의 초원지대를 동에서 서로 이동한 사람들이 사용한 언어는 무엇이었을까? 왜 빗살무늬토기의 이동경로와 영어의 발상지가 겹치는 것일까?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은 하나다. 답을 말하지 않아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 나라, 내가 살고 있는 나라의 언어, 바로 ‘한국어’다.
참고로 현대 영어 mere도 같은 어원으로 ‘작은 호수’를 뜻하며, marsh도 뿌리가 같고, ‘습지’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