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499 '실'의 기원 2 독일 시인 헤르만 헤세는 그의 저서 《밤의 사색》에서 동양적 예술의 배경에는 느림의 미학이 있다고 하였다. '느림'이 예술로 승화되어 서양 독자들이 동양의 이야기들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그가 바라본 동양은 시간이 천천히 뭉뚱그려 흘러가는 곳이라 여유가 존재하고, 서양은 시간을 쪼개서 상업화시켜 여유의 미학이 없다고 느낀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느림의 문학은 동양의 이야기보따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할머니가 머리 기름 발라가며 바느질하는 모습, 단아한 한복을 입고 자수를 놓는 모습, 어머니가 뜯어진 이불을 바느질로 깁는 모습, 군대에 입대해서 명찰을 바느질로 다는 모습 등등 이 모든 바늘과 연관된 우리의 일상들이 바로 느림의 미학이다. 바느질에는 '실'이 필요하다. 인.. 2024. 3. 9. '실'의 기원 1 실을 내어 옷감을 짜는 일을 '길쌈'이라 한다. 조선시대부터 길쌈은 보편화되어 있었고 ≪성종실록≫에 왕비가 양잠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친잠례"의식을 치렀다는 기록도 있다. 그만큼 비단 짜는 일, 즉 길쌈은 조선시대부터 중요한 나라의 일이었다. 아직 창덕궁에 뽕나무가 남아 있듯이 그 옛날 길쌈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도 있다. 누에 치는 일은 그 역사가 길다. 수천 년 전에 이미 시작된 농경의 한 부문이며, 한자의 시초인 '갑골문자'가 생겨나던 시기에 이미 누에 치는 일이 나라의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았을 가능성이 많다. 한자로 '실'을 뜻하는 글자 '사'는 아래와 같다. 아래 글자를 두 개 붙여도 '실'을 뜻하는 糸(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위의 글자는 糸와 다르게 다른 소리가 있는데 '멱'이다. 가는.. 2024. 3. 6. 'Off'는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표현한다. 살면서 복잡하고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순간을 벗어나기 위해서 사람들은 자기가 속해 있는 공간에서 떠나기를 원한다. 떠난다는 의미는 새로운 곳으로 출발하는 것이다. 앞으로 다가 올 미지의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준비하거나 계획하는 것도 포함한다. 위의 모든 여정을 한 단어로 축약한 영어 단어가 있다. '벗어나다 - 떠나다 - 출발하다 - 계획하다' 이 순차적인 모든 행위를 하나의 단어로 말할 수 있는 영어 단어가 'Off'이다. 이런 이유로 'off'가 포함된 영어 단어를 공부하려면 머리에 쥐가 난다. 너무나도 많은 의미가 함축적으로 포함되어 따라붙는 다른 단어와 섞이면 뜻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단어도 우리말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순간 "이게 무슨 말이냐.. 2024. 3. 5. 갑골문자 '下'는 물과 관련있는 단어다. 下는 上의 반대되는 개념이다. 마찬가지로 현재 중국에서는 차에서 내릴 때 下를 쓴다. 발음은 xia라는 음이다. 성조는 표시하지 않았다. 갑골문자의 형태는 아래에서 보듯이 上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下는 아래를 뜻한다. 어떤 물체가 아래로 향하거나, 아래에 있는 의미이며, 어떤 서양 학자는 下의 고대음이 오스트로아시아어족에서 나왔다고 보고 있다. 갑골문자도 위의 큰 휙은 기준을 의미하고 아래 작은 획은 아래로 향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오스트로아시아어족은 태국, 캄보디아아어, 미얀마,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아, 네팔, 베트남, 현재 중국 남부에 위치한 국가들의 언어를 뜻한다. 중국인들의 조상은 분명 동남아시아에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볼 수 있는 간단한 예가 라오스어도 조사가 없다. 이미 서양 .. 2024. 3. 3. 영어단어 'on'의 숨겨진 의미 요즘 반도체 시장에서 뜨는 이야기는 단연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로 만든 반도체 소자다. 이 반도체는 전기차 및 에너지 하베스팅, 전기저장장치 등에 쓰인다. 기존 실리콘 웨이퍼로 만든 반도체보다 switch on and off 시 residual current(잔류 전류)가 남지 않아 안정적인 switching on and off가 가능하고 전력손실이 없다. 비싸지만 실리콘 웨이퍼로 만든 IGBT 소자보다 성능이 월등히 좋다. 물론 아직 비싼 것이 흠이다. 이야기의 주제는 사실 반도체가 아니고, 위에 굵은 색으로 표시한 ON이다. on은 부사로도 전치사로도 쓰이며, 아마 영어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 흔하게 볼 수 있는 단어이다. 이와 관련된 관용어, 숙어, 등등 외울 것도 많아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하지만.. 2024. 3. 1. 콩(豆)는 '그릇'이었다. 어린 시절 장독대에 한 번 올라 본 경험이 있다면, 구수한 장냄새와 장을 담은 항아리가 가지런히 놓인 모습이 눈가에 아른할 것이다. '장독대'는 '장독'이 있는 곳인데, '장'은 한자로 쓰이고 '독'은 순수 우리말이며, 장(醬)과 '독'의 합성어가 장독이다. '장독'은 어린 시절 추억을 소환시키는 기능을 하는 단어이자, 언어학적으로 왜 한국어를 썼던 고대인들이 한자를 만들었는지 알려주는 소중한 매개체이기도 하다. '장독'과 연관되는 한자가 豆(두)인데, 고대에 '두'는 제사의식에서 주로 식혜 등 국물이 있는 음식을 담는데 쓰였다. 漢나라 허신이 쓴 설문해자에도 豆에 대한 기록이 나오는데 "두는 옛날에 고기를 먹을 때 쓰던 그릇이다.(豆, 古食肉器也)"라고 쓰여 있다. 이 두 가지 해설은 고려대 중문과를 .. 2024. 3. 1. 윗 上(상)은 원래 흙 덩어리가 쌓인 것을 의미했다. 上은 한자를 배우는 사람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문자 중에 하나다. 한자는 상형문자에서 비롯되었는데, 그 수가 6만 자가 넘는다. 조합의 수가 엄청 많다는 이야기다. 기본적인 문자가 부수가 되어 그만큼의 문자를 만들어낸 것이다. 다시 上을 보면 언뜻 보기에도 땅이나 평평한 것에서 무엇이 솟아오른 형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무가 올라온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깃발이 꽂혀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 글자의 갑골문 형태는 아래와 같다. 한자 二와 구별이 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기와 같이 바뀌었다. 은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한자는 3천 년이 넘는 시간의 벽을 가지고 있다. 그 시기는 청동기를 사용한 시기였고 어느 정도 사물을 인식하는 수준이 높은 시기였다. 구석기, 신석기와는 분명 차별화된 언어를 사.. 2024. 2. 28. 'Same'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세는 단위'이다. Same이라는 단어는 似(비슷할 사)와 발음이 같다고 여러 사람들이 영어와 우리말이 같다고 주장한 단어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 단어의 어원은 ‘사’ 소리가 아니다. 인도유럽어로 ‘sem’이 어원이다. 우리말로 음역 하면 '섬 또는 셈'이다. 이 어원에서 파생된 현대 영어 단어만 수십 개가 되고 대표적으로 some, simple도 여기서 나왔다. 학자들이 ‘sem’이라고 밝힌 것은 산스크리스트어, 그리스어, 라티어, 고대 아이리쉬어, 등을 연구하여 공통의 분모를 찾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산스크리스트어 sam은 together의 의미다. 그리스어 hama는 together with라는 의미다. 그리고 라틴어 similis는 like의 뜻이다. 이런 단어들의 공통부몬가 'sem'이며, 서양 언어의 뿌리.. 2024. 2. 27. 이전 1 ··· 53 54 55 56 57 58 59 ··· 6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