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용어구] take the blow — 'blow'는 사실 두 개의 다른 단어다
나쁜 소식을 들었을 때, 손해를 뒤집어썼을 때, 우리는 영어로 이렇게 말하고 싶어진다.
"He took the blow." (그가 그 타격을 감당했다.)
뜻은 통한다. 그런데 원어민이 실제로 쓰는 형태는 조금 다르고, 그 blow라는 단어 자체에 놀라운 사연이 숨어 있다.
🎭 먼저, 충격적인 사실 — blow는 두 단어다
영어의 blow는 하나의 단어가 아니다. 뿌리가 전혀 다른 두 단어가 우연히 같은 철자로 만난 것이다.
① blow (불다) — 고대영어 blāwan, PIE *bhlē-("불다")
→ 형제: inflate(부풀리다)·soufflé(수플레)·flatulence·afflatus(영감 = 신이 불어넣는 바람)
② blow (강타) — 15세기 중반, 북부·이스트미들랜즈 방언에서 유입. **중세네덜란드어 blouwen("때리다")**에서 온 것으로 추정
→ 형제: 독일어 bleuen, 고트어 bliggwan("치다")
같은 철자, 완전히 다른 조상. 사전에서 blow가 여러 항목으로 나뉘어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 그리고 더 놀라운 것 — 원래 "치다"는 slay였다
고대영어에서 "치다"를 뜻하는 보통 단어는 slean이었다. 그리고 그 단어가 오늘날 무엇이 되었는지 아는가?
slay — "살해하다"
즉 "때리다"라는 자리를 원래 지키고 있던 단어는 slay였고, blow(강타)는 15세기에야 방언에서 들어온 비교적 늦은 손님이다. 그런데 그 손님이 자리를 차지했고, 원래 주인이던 slay는 훨씬 무거운 뜻(죽이다)으로 밀려났다.
⭐ 참고로 "충격·재앙"이라는 비유적 뜻은 1670년대에 생겼다. 그러니까 "그 소식은 큰 타격이었다"라고 말할 때, 우리는 350년 된 은유를 쓰고 있는 셈이다.
🗣️ 그래서 "take the blow"는 맞는 표현일까?
통하긴 한다. 다만 원어민이 훨씬 자주 쓰는 형태는 따로 있다.
| take a blow / take a hit | 타격을 입다 |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 |
| take it on the chin | 의연하게 견디다 | ⭐ 복싱에서 턱으로 받아내기 |
| soften the blow | 충격을 완화하다 | 매우 자주 쓰임 |
| cushion the blow | 충격을 덜어 주다 | soften과 같은 뜻 |
| deal a blow to | ~에 타격을 가하다 | 뉴스 단골 |
| come to blows | 주먹다짐하다 | 1650년대부터 |
| strike a blow for | ~을 위해 한 방 날리다(기여하다) | 긍정적 의미 |
| a body blow | 치명타 | |
| a low blow | 비겁한 공격 | 벨트 아래 치기 = 반칙 |
⚠️ 핵심 뉘앙스: "그는 그 타격을 견뎌 냈다"는 **"He took it on the chin."**이 가장 영어답다. 턱은 복싱에서 맞으면 가장 위험한 곳인데, 거기 맞고도 쓰러지지 않았다는 뜻이니 칭찬이다.
📻 blow-by-blow — 라디오가 만든 말
blow-by-blow(하나하나 상세한)는 1921년 미국에서 처음 기록됐다. 유래는 명확하다 — 라디오 권투 중계다.
TV가 없던 시절, 청취자는 보이지 않는 경기를 말로만 따라가야 했다. 그래서 중계자는 주먹 하나하나를 다 읊었다. "왼손이 몸통으로, 오른손이 턱으로…" **1922년 12월 잡지 〈The Wireless Age〉**는 라디오 청취자들이 <mark>blow-by-blow broadcast description of a boxing bout</mark>에 열광한다고 전했다.
1940년대가 되자 이 말은 링을 떠나, 어떤 일이든 시시콜콜 다 늘어놓는 것을 가리키게 됐다. 오늘날 **"어제 회의 어땠어? blow-by-blow로 얘기해 줘"**라고 말할 때, 우리는 100년 전 라디오 앞에 앉아 있던 사람들의 말투를 그대로 쓰고 있는 것이다.
🥊 링에서 나와 사무실로 간 표현들
권투는 영어에 유난히 많은 관용구를 남겼다. 전부 회의실에서 쓸 수 있다.
- take it on the chin — 의연하게 견디다
- roll with the punches — 유연하게 대처하다 (펀치를 피하지 않고 몸을 굴려 충격을 흘리는 기술)
- pull one's punches — 살살하다, 봐주다 (부정문으로 자주: He didn't pull any punches. = 가차 없이 말했다)
- below the belt — 비열한 (반칙)
- come out swinging —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나오다
- on the ropes — 궁지에 몰린
- throw in the towel — 포기하다 (세컨드가 수건을 던져 기권 표시)
- saved by the bell — 간신히 위기를 모면하다 (종이 울려 살아남기)
- out for the count — 완전히 뻗은 (카운트 열까지)
- sucker punch — 기습 공격
- heavyweight / lightweight — 거물 / 별 볼 일 없는 사람
💬 실전 문장
- The company took a hit last quarter. (그 회사는 지난 분기에 타격을 입었다.)
- He took it on the chin and moved on. (그는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넘어갔다.)
- I tried to soften the blow. (나는 충격을 완화하려 했다.)
- The ruling dealt a blow to the industry. (그 판결은 업계에 타격을 가했다.)
- They almost came to blows. (그들은 하마터면 주먹다짐할 뻔했다.)
- That was a low blow. (그건 비겁했어.)
- Just roll with the punches.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해.)
🇰🇷 우리말과 나란히
한국어도 똑같이 때림으로 어려움을 그린다 — "한 방 먹었다", "타격이 크다", "직격탄을 맞았다", "얻어맞았다".
재밌는 건 회복을 그리는 방식이다. 영어는 "턱으로 받아냈다(took it on the chin)" — 맞되 서 있는 것에 초점이 있다. 우리말은 "털고 일어났다" — 넘어졌다가 일어나는 것에 초점이 있다.
한쪽은 버티는 그림, 한쪽은 다시 서는 그림. 같은 회복인데 자세가 다르다.
🎬 마무리
blow는 참 묘한 단어다. 하나는 숨을 불어넣는 것(inflate·soufflé·영감), 하나는 주먹으로 치는 것. 부는 blow와 때리는 blow가 철자 하나로 붙어 버린 우연 덕분에, 영어는 "입김"과 "주먹"을 한 글자에 담게 되었다.
그리고 어쩌면 그게 이 단어가 오래 살아남은 이유인지도 모른다. 살면서 우리가 받는 것도 대개 그 둘 중 하나니까 — 누군가의 격려이거나, 누군가의 한 방이거나.
🔗 시리즈 크로스: 짝짓기 「influence ↔ inflate」 편에서, "불다"의 blow와 한 뿌리인 inflate·soufflé·afflatus 이야기를 자세히 다룬다.
영어 관용어구 이야기 ⓒ wordiy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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