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용어구] in the bag — "따 놓은 당상"의 유래는 야구장의 미신이었다
면접을 보고 나온 친구가 말한다. "It's in the bag." 가방 속에 있다? 아니다. **"이건 따 놓은 당상이야", "이미 이긴 거나 마찬가지야"**라는 뜻이다.
그런데 왜 하필 가방일까? 그리고 그 가방 안에는 대체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
🏹 먼저, 오래된 뿌리 — 사냥
영어에서 bag은 명사만이 아니라 동사이기도 하다. to bag a deer = 사슴을 잡다. 사냥한 짐승을 자루에 넣는 순간, 그것은 확실히 내 것이 된다. 쫓고 있을 땐 놓칠 수 있지만, 자루에 들어가면 끝이다.
그래서 "in the bag = 확실하다"는 감각 자체는 자연스럽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쓰는 이 관용구가 굳어진 계기는 따로 있다. 야구장이다.
⚾ 1916년, 뉴욕 자이언츠의 미신
무대는 뉴욕의 폴로 그라운즈. 당시 뉴욕 자이언츠(오늘날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는 기묘한 관습이 있었다.
야구 경기에는 시작할 때 **여분의 공이 든 자루(ball bag)**를 그라운드에 내놓는다. 공이 관중석으로 넘어가거나 너무 더러워지면 새 공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당시 한 경기에 72개의 공을 준비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자이언츠 선수들은 이렇게 믿었다.
9회에 우리가 앞서고 있을 때 그 공 자루를 그라운드 밖으로 들고 나가면, 이 경기는 이긴 것이다.
남은 공을 치울 만큼 경기가 끝났다는 선언이자, 승리를 자루에 담아 봉인해 버리는 주술이었던 셈이다.
📰 그리고 이것은 신문에 기록되었다
이 미신은 소문이 아니다. **1920년 5월, 오하이오의 신문 〈The Mansfield News〉**가 실제로 이렇게 보도했다.
폴로 그라운즈에서 옛 미신이 되살아났다 — **에디 시킹(Eddie Sicking)**이 1점 차 리드 상황에서 9회 시작과 함께 공 자루를 들고 클럽하우스로 보내졌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 미신이 1916년 자이언츠의 26연승 기간에 생겨났으며, 그 상황에서 자루를 들고 나가면 **"경기가 자루 안에 들어가(in the bag) 결코 질 수 없다"**는 믿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1920년대 내내 스포츠판에서 쓰였고, **1927년 7월 17일 〈LA타임스〉**는 레슬링 경기 결과를 두고 팬들이 외치던 말을 그대로 옮겼다 — "In the bag, big boy, it's in the bag."
😂 그런데… 여기서 진짜 반전이 나온다
1916년 자이언츠의 26연승은 110년이 지난 지금도 메이저리그 최장 기록이다. 게다가 더 놀라운 사실들이 있다.
- 그 26연승은 전부 홈경기였다 (31경기 연속 홈경기 기간에 나옴)
- 같은 해 앞서 원정 17연승도 따로 기록했다
- 시즌 시작은 2승 13패였다
한 시즌에 26연승과 17연승을 한 팀. 그런데—
그해 자이언츠는 우승하지 못했다. 4위였다.
정규시즌을 86승 66패로 마쳤지만 브루클린에 7경기 뒤진 4위. 필라델피아와 보스턴에도 밀렸다. 26연승이 끝난 뒤 브루클린 원정 4경기에서 3패를 당하며 그대로 시즌이 끝났다.
즉, "이건 따 놓은 당상이야"라는 말을 세상에 남긴 그 팀은, 정작 그해 아무것도 따지 못했다. 관용구의 유래치고 이보다 더 교훈적인 결말이 있을까. In the bag이라던 시즌이, 결국 in the bag이 아니었던 것이다.
🗣️ 실전 사용법
뜻: 확실하다, 따 놓은 당상이다, 이미 손에 넣은 거나 마찬가지다
- The deal is in the bag. (그 계약은 성사된 거나 마찬가지야.)
- Don't relax — it's not in the bag yet. (긴장 풀지 마, 아직 확정된 거 아니야.)
- She thought the promotion was in the bag. (그녀는 승진이 따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했다.)
- After that performance, the gold medal was in the bag. (그 연기 후엔 금메달은 확정이었다.)
⚠️ 뉘앙스 주의: 이 표현엔 자신감을 넘어선 방심의 그림자가 늘 따라다닌다. 그래서 영어권에서는 종종 경고로 쓰인다 — "Nothing is in the bag until it's over." 1916년 자이언츠가 몸소 증명했듯이.
비슷한 표현:
- a done deal (이미 끝난 일)
- a sure thing / a lock (확실한 것)
- home and dry (영국식: 안전하게 해냈다)
- 반대: up in the air (아직 미정인)
🇰🇷 우리말과 나란히 놓아 보면
한국어 **"따 놓은 당상"**의 '당상(堂上)'은 조선의 높은 벼슬자리다. 이미 확보해 둔 자리라는 뜻이니, **"잡아서 자루에 넣은 것"**과 발상이 놀랍도록 닮았다. 두 언어 모두 "확실함"을 '이미 손안에 들어와 있음'으로 그린다.
다만 결말의 교훈도 같다. 당상도, 자루도 — 뚜껑이 닫히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닫힌 게 아니다.
영어 관용어구 이야기 ⓒ wordiy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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