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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관용어구의 비밀

blow hot and cold — "변덕부리다", 2,500년 전 이솝의 사티로스가 나그네를 쫓아낸 이유

by 뿌리를찾아서 2026.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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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 hot and cold "변덕부리다", 2,500년 전 이솝의 사티로스가 나그네를 쫓아낸 이유

누군가 어제는 "좋아, 하자!" 하더니 오늘은 "글쎄, 잘 모르겠어" 한다. 잡힐 듯 잡히지 않고 마음이 오락가락한다. 영어는 이런 사람을 두고 **"blow hot and cold(뜨겁고 차게 불다)"**라고 한다. 변덕스럽고, 이랬다저랬다 하고, 태도가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불다(blow)"일까? 이 표현은 무려 2,500년 전 이솝우화에서 왔는데, 한 나그네가 같은 입으로 저지른 아주 사소한 행동 하나가 발단이었다. 그 오래된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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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그림 — 눈보라 속 사티로스의 동굴

이야기는 놀랍도록 오래됐다. 이솝우화 중 하나인 "사람과 사티로스(The Man and the Satyr)"페리 인덱스 35번, 기원전 6세기경의 이야기다. 사티로스는 그리스 신화 속 반인반수의 숲의 정령으로, 순박하고 정직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 혹독한 겨울, 사티로스는 눈보라 속에서 얼어 죽어가는 **나그네(traveller)**를 만난다. 가엾게 여긴 사티로스는 그를 따뜻한 동굴로 데려와 재워주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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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장면 — 같은 입, 두 가지 바람

동굴로 가는 길, 나그네가 곱은 손가락에 입김을 후후 분다. 사티로스가 묻는다. "왜 그러시오?" 나그네가 답한다. "손을 덥히려고요(to warm them)." 세상 물정 모르는 순박한 사티로스는 감탄한다. "입김으로 열을 낸다니, 대단한 재주로군!"

동굴에 도착한 사티로스는 정성껏 **김이 펄펄 나는 죽(pottage)**을 대접한다. 그런데 나그네가 이번엔 그 죽에 대고 후후 입김을 분다. 사티로스가 또 묻는다. "이번엔 왜 부시오?" 나그네가 답한다. "너무 뜨거워서 식히려고요(to cool it)."

바로 이 대목이다. 사티로스는 소스라친다. 같은 입에서 방금은 뜨거운 바람이, 이번엔 차가운 바람이 나오다니! 순박한 그의 눈엔 이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믿을 수 없는 이중성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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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 — "한 입으로 뜨겁고 찬 걸 부는 자와는 함께 못 산다"

사티로스는 나그네의 멱살을 잡고 동굴 밖으로 내쫓으며 이렇게 말한다. "한 입으로 뜨거운 것과 찬 것을 부는(blow hot and cold with the same mouth) 자와는 상종할 수 없소!"

여기서 교훈이 자란다. 우화의 메시지는 **표리부동(double tongue)**에 대한 경고다 — 앞에서는 웃으며 칭찬하고 뒤에서는 험담하는 사람, 상황 따라 말을 바꾸는 사람. 사티로스에게 그건 나그네의 "입김"만큼이나 믿을 수 없는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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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보 — 이솝에서 셰익스피어 시대 영어까지

이 표현이 영어로 굳어진 과정도 흥미롭다. 그리스어 원전에서 시작해, 라틴어 시인 아비아누스가 다시 썼고, 에라스무스「아다지아(Adagia)」(1508)에 라틴어 형태 Ex eodem ore calidum et frigidum efflare("같은 입에서 뜨겁고 찬 것을 내뿜다")로 기록했다. 프랑스에선 우화작가 라퐁텐이 다시 썼고, 영어에는 1600년대 초 정착했다. 1638년 윌리엄 칠링워스는 "이 사람들은 여러 목적을 위해 같은 입으로 뜨겁고 차게 분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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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 — 볼테르 "나그네가 옳고, 사티로스가 바보다"

재밌는 반전이 있다.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철학사전」(1764)에서 이 우화의 논리를 대놓고 반박했다. "손을 덥히려 입김을 불고, 뜨거운 죽을 식히려 입김을 부는 건 지극히 합리적인 행동이다. 오히려 그걸 트집 잡은 사티로스가 바보 아닌가?"

볼테르의 지적은 날카롭다. 사실 나그네는 아무 모순도 저지르지 않았다 — 같은 도구(입김)를 다른 목적에 쓴 것뿐이다. 하지만 언어는 논리보다 이미지를 사랑한다. "같은 입에서 나오는 뜨겁고 찬 바람"이라는 강렬한 그림이 변덕·표리부동의 상징으로 굳어져 2,500년을 살아남았다. 우화의 과학적 허점과 무관하게, 표현 자체는 여전히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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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살아 있는 표현

  1. He keeps blowing hot and cold about the project. (그는 그 프로젝트에 대해 계속 마음이 오락가락한다.)
  2. She blows hot and cold — I never know what she really wants. (그녀는 변덕스러워서, 뭘 진짜 원하는지 모르겠다.)
  3. The government has blown hot and cold on the policy. (정부는 그 정책에 대해 이랬다저랬다 해왔다.)

비슷한 표현으로 "back and forth"(왔다 갔다), "can't make up one's mind"(마음을 못 정하다), "wishy-washy"(우유부단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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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너스 — 화가들이 12번이나 그린 장면

이 우화는 유럽 미술에서 엄청난 인기 소재였다. 특히 플랑드르 화가 **야코프 요르단스(Jacob Jordaens)**는 사티로스가 나그네의 죽 부는 모습에 놀라는 장면을 무려 12번이나 그렸다. 네덜란드·플랑드르 화가들이 앞다퉈 따라 그릴 만큼, "같은 입의 뜨겁고 찬 바람"은 그림으로도 매력적인 순간이었다. 2,500년 전 이솝의 한 장면이 우화 → 관용구 → 명화까지, 참 멀리도 불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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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줄 정리

blow hot and cold = 변덕부리다, 이랬다저랬다 하다, 표리부동하다. 이솝우화 "사람과 사티로스"에서, 나그네가 같은 입으로 손은 덥히고(warm) 죽은 식히자(cool) 순박한 사티로스가 "한 입으로 뜨겁고 찬 걸 부는 자는 못 믿는다"며 쫓아낸 데서 왔다. 볼테르는 "나그네가 합리적이고 사티로스가 바보"라 반박했지만, 강렬한 이미지 덕에 2,500년을 살아남은 표현.

영어 관용어구의 비밀 ⓒ wordiy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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